2026년 04월 29일(수)

"5% 더 낼게요"... 전세난에 갱신권 아끼고 재계약 택한 세입자들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기존 집에 계속 머무는 갱신 계약 비중은 늘고 있지만, 세입자들의 '전매특허' 권리인 계약갱신청구권 사용은 오히려 줄어드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 매물 부족과 임대료 상승세가 가팔라지자, 세입자들이 당장의 인상분은 감수하더라도 나중을 위해 갱신권 카드를 아껴두는 실속형 선택을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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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갱신계약이 차지하는 비율은 46.85%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보다 5%포인트 이상 껑충 뛴 수치로, 4월 들어 전세만 놓고 보면 갱신 비율이 53.77%까지 치솟아 신규 계약을 앞질렀다. 전세 사기 우려와 고금리 여파로 이사보다는 거주지에 남으려는 '안주' 경향이 짙어진 결과다.


눈에 띄는 대목은 갱신권을 쓰는 대신 임대인과 합의해 보증금을 더 얹어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1분기 갱신계약 중 청구권을 쓴 비중은 43.3%에 그쳐 지난해 3분기보다 8%포인트 넘게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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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신권을 쓰면 임대료 인상률을 5% 이내로 묶을 수 있지만, 평생 단 한 번만 쓸 수 있다는 제약이 발목을 잡았다. 향후 전세 가격이 더 폭등할 때를 대비해 '필살기'를 남겨두려는 심리가 작동한 것이다.


현장의 목소리도 이를 뒷받침한다. 성북구 길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갱신권을 지금 소진하면 다음 재계약 때 매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될 수 있다는 공포감이 있다"며 "5% 상한을 넘는 인상안을 수용하더라도 갱신권은 아껴두겠다는 임차인이 많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달 갱신권을 쓰지 않은 전세 계약의 보증금은 평균 7.54% 올랐다. 매물 부족이 심화되는 가운데 세입자들이 '주거 안정'을 위해 법적 상한선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