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이 북미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와 AI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따라 실적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1일 효성중공업 주가는 종가 기준 300만 원을 넘어섰다. 코스피 시장에서 주당 가격이 300만 원을 돌파한 것은 역대 세 번째 사례다. 이는 신규 수주에 의한 상승을 넘어 북미 시장의 중장기 성장 잠재력이 기업 가치에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실적 개선의 핵심 요인은 미국 전력 시장의 구조적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은 현재 20~30년 주기로 진행되는 노후 전력망 교체 시점에 도달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확충과 전기차 보급이 맞물리면서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미국의 신규 전력 설비 증설 규모를 역대 최고 수준인 86GW로 예측했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765kV급 초고압 송전망 건설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2030년까지 현재 대비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분석했다.
데이터센터는 일반 건물보다 수십 배 많은 전력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를 지원할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등 핵심 전력 장비 수요도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기기 업계의 '슈퍼 사이클'이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효성중공업은 기술적 진입 장벽이 높은 765kV 초고압 변압기 분야에서 확고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고전압일수록 절연 기술과 설계 난도가 높아 진입 장벽이 크다.
실제로 효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송전망 운영사와 약 7,800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이자, 현지에 진출한 국내 업체 중에서도 최대급 계약으로 꼽힌다.
미국 테네시 멤피스에 자리한 효성중공업의 초고압변압기 공장 전경 / 사진제공=효성
미국 내 전력기기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현지 생산 거점인 테네시주 멤피스 공장의 전략적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 내 전력 장비 납기가 2년 이상 지연될 정도로 공급난이 악화된 가운데, 효성중공업은 지속적인 증설 투자를 통해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추진 중인 2차 증설이 2026년 마무리되면 멤피스 공장의 생산 능력은 기존 대비 2배로 확장된다. 이후 2028년까지 1억5700만 달러(한화 약 2,322억 원)를 추가 투입하는 3차 증설 계획도 확정되어 멤피스 공장은 현재의 3배 규모 생산능력을 갖춘 북미 핵심 생산 기지로 도약하게 된다.
실적 개선세도 뚜렷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효성중공업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2% 증가한 1,764억 원으로 전망된다. 1분기 신규 수주도 2조원을 넘어서며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효성중공업의 목표 주가를 400만원대 초반으로 상향 조정하는 추세다. 초고압 변압기와 차단기 등 전력 기기는 수주 후 매출 인식까지 보통 1~3년이 걸리는 장치 산업 특성상,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은 이미 확보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북미 초고압 제품 비중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 여지도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