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19일(일)

"군필은 5급, 미필은 6급 채용은 성차별"... 법원, 인권위 결정 뒤집었다

군 복무 경력을 인정해 입사 시 직급을 높게 책정하고 승진 기회를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인사 제도가 성차별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는 군 경력 반영의 정당성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그 범위가 승진 기회까지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한 판결로, 앞서 차별이 아니라고 본 국가인권위원회의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최근 A씨가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낸 진정신청 기각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지난 2024년 10월, 군 복무 경력이 있는 제대군인을 5급으로, 일반 대학 졸업자를 6급으로 채용하는 한 사단법인의 인사 규정이 여성에게 불리한 성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인권위는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로 보기 어렵다"며 진정을 기각했으나, 재판부의 시각은 달랐다.


재판부는 우선 임금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군인법에 따라 군 복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보전해 주는 측면이 있다"며 호봉을 높게 책정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직급 체계에 대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재판부는 해당 회사에서 6급 직원이 5급으로 승진하는 데 통상 2년이 소요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군 경력자가 5급으로 우선 채용될 경우, 출발선부터 승진 기회를 2년 먼저 확보하게 되어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재판부는 이러한 인사 제도가 성별을 이유로 한 불합리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며 인권위의 기각 결정을 취소하라고 명령했다.


이번 판결은 기업과 공공기관의 군 경력 인정 범위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향후 인사 규정 개정 등 사회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