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인 예비 신부로부터 신혼 생활 전체를 콘텐츠화하자는 요구를 받은 한 예비 신랑의 사연이 전해지며 온라인 커뮤니티가 발칵 뒤집혔다.
최근 결혼을 앞둔 30대 직장인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작성자 A씨는 최근 여자친구가 가져온 서류 한 뭉치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부부 미래를 위한 가이드라인'이라는 명목으로 건네진 서류의 실체는 결혼 서약서가 아닌 사실상의 '전속 출연 계약서'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A씨의 설명에 따르면 예비 신부가 제시한 조건은 가히 충격적이다. 신혼집 거실과 주방은 상시 촬영이 가능하도록 '풀 세팅'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남편인 A씨는 집 안에서도 후줄근한 옷차림을 할 수 없다는 조항이 명시됐다.
기상 시간부터 저녁 식사까지 모든 일상을 아내의 콘텐츠 스케줄에 맞춰 노출해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사생활 침해를 넘어선 통제의 수준이 엿보인다.
더욱 기가 막힌 점은 감정의 영역마저 연출의 대상으로 규정했다는 사실이다. SNS상에서는 철저히 '사랑꾼' 이미지를 고수해야 하며, 부부 싸움을 하더라도 카메라 앞에서는 화해하는 장면을 연기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에 A씨가 "내 사생활까지 팔아야 하느냐"며 항변하자 예비 신부는 "평범한 월급으로 언제 집 사고 애를 키우겠느냐"며 "이건 우리 가족의 사업이고 오빠가 협조하면 편하게 살 수 있는데 왜 고리타분하게 구느냐"고 냉정하게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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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남편을 반려자가 아닌 비즈니스 파트너나 출연 배우로 보는 것 같다", "카메라 꺼진 뒤의 삶이 상상이 안 된다, 당장 도망쳐라"는 조언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사랑을 도구로 돈을 벌겠다는 발상 자체가 소름 돋는다"며 "사인하는 순간 당신의 인생은 연출된 트루먼 쇼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현실적인 경제적 이득을 무시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으나, 대다수는 인간의 존엄성과 감정까지 계약 조건으로 내건 것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A씨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만 증명되는 사랑이 진짜인지 의심스럽다"며 "남편이 되려는 건지 아니면 '남편 역 배우'가 되려는 건지 모르겠다"고 고통스러운 심경을 토로했다. "사인 안 할 거면 경제적 미래는 없다"고 못 박은 예비 신부의 최후통첩 앞에 A씨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