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부 지역에서 인공지능(AI) 로봇이 요리를 대신하는 식당들이 등장하면서, 편리함과 불안이 뒤섞인 논쟁이 SNS를 달구고 있다.
지난 15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저장성 항저우에서는 이미 최소 세 곳 이상의 'AI 식당'이 수개월째 운영 중이다. 이들 식당에서는 주문부터 조리, 서빙, 청소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로봇에 의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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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후구에 위치한 한 로봇 레스토랑의 경우, 총 8대의 로봇이 주방과 홀을 오가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들은 전체 업무량의 약 60%를 담당하며, 사실상 인간 직원의 역할 상당 부분을 대체하고 있다.
이곳의 가장 눈길을 끄는 특징은 주문 방식이다. 고객이 음식을 선택하기 전, 로봇이 얼굴과 혀를 스캔하고 간단한 설문을 통해 'AI 분석'을 진행한다. 이후 생활 습관과 감정 상태, 소화 상태 등을 종합해 개인에게 맞는 제철 건강식을 추천한다.
조리 능력 역시 만만치 않다. 로봇은 삼배계, 게알 두부, 돼지족발찜 등 100가지 이상의 요리를 만들 수 있으며, 항저우 특산 국수인 편얼촨 같은 지역 음식도 구현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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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에 따르면, 이 로봇들은 인간 요리사의 화력 조절 데이터와 조리 동작을 학습해 볶음이나 냄비 운용까지 재현한다. 그 결과 음식의 맛과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 일하는 요리사들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한 공동 식당의 주방장은 과거에는 바쁜 시간대마다 수십 가지 요리를 직접 만들어야 했지만, 현재는 로봇 두 대를 관리하는 것이 주 업무가 됐다. 그는 "업무 부담이 크게 줄어 식재료 관리나 메뉴 개발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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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반응은 의외로 긍정적인 편이다. 이곳에 방문한 한 손님은 "사람이 만든 음식과 차이를 느끼기 어렵고, 맛도 담백해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일부 식당에서는 로봇 도입 이후 식사 가격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볶음 요리 로봇 시장은 이미 수십억 위안 규모에 달하며, 향후 몇 년 내 세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이 기술은 패스트푸드나 단체 급식, 매운 요리에 주로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항저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상하이에서는 기술학교 구내식당을 로봇 중심으로 운영해 대기 시간을 줄였고, 번화가에는 로봇이 음료를 제조하는 무인 카페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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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든 시선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자동화가 현장 노동자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첨단 기술이 결국 사람의 자리를 빼앗는다"는 비판과 함께, 인간의 역할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도 이어지고 있다.
편리함과 효율, 그리고 불안이 교차하는 'AI 식당', 주방의 불꽃 대신 알고리즘이 움직이는 시대가, 이미 식탁 위까지 스며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