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13일(월)

"정형외과 아니었나요?"... 환자 혼란 키운 '진료과목 표기' 개편 지연되는 이유 보니

동네 병원 간판만 보고 전문의를 찾아갔다가 낭패를 보는 환자들의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병원 간판에서 '진료과목' 표기를 삭제하는 제도 개편에 나섰지만, 의료계 내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시행 시기는 당초 계획보다 늦춰질 전망이다.


지난 12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 시행하려 했던 의료기관 간판 표기 개선안의 도입 시점을 재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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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추진 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의료법상 전문의가 아니더라도 해당 진료를 본다면 간판에 '진료과목'을 표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운영하는 의원이 '진료과목: 정형외과'라고 적어두는 식이다. 직장인 A씨는 "정형외과 전문의인 줄 알고 갔는데 아니어서 당황스러웠다"며 "간판만 보고는 전문의를 구분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정부는 이런 표기가 환자들에게 전문 진료과목으로 오인될 소지가 크다고 판단해,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간판에서 '진료과목' 표기 자체를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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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용 진료 쏠림 현상을 완화하려는 목적도 크다. 대한피부과의사회에 따르면 피부 진료를 하는 의원은 전국 1만 5000곳에 달하지만, 정작 피부과 전문의는 2950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피부과나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일반의나 다른 과 전문의들 사이에서는 "환자 급감의 직격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 회장은 "지금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다른 진료를 보는 경우가 많은데, 표기까지 제한하면 젊은 의사들의 필수의료 기피 현상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복지부는 신규 개설 기관부터 단계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중재안을 고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