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11일(토)

"건축주·중개사까지 다 한 패였다"... 사회초년생들 울린 52억 '깡통전세' 사기단

신축 오피스텔 '깡통전세' 수법으로 사회초년생들의 임대 보증금 수십억원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0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광역범죄수사대는 건축주, 분양브로커, 바지 임대인, 공인중개사 등 수도권 일대에서 전세 사기를 벌인 일당 49명을 검거해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전세 계약서를 월세 계약서로 위조한 바지 임대인 A씨는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붙잡힌 일당은 임대인 4명, 건축주 2명, 분양브로커 4명,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 38명, A씨 은닉을 도운 지명수배자 1명 등으로 구성됐다. 통상 브로커가 주도하는 전세사기와 달리, 이번 범행은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이 대거 개입한 점이 특징이다.


인사이트서울경찰청


이들은 2021년 12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을 상대로 오피스텔 매매가를 웃도는 전세보증금을 받는 동시에 바지 임대인에게 명의를 넘기는 이른바 '동시 진행' 수법으로 보증금 52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 22명은 등기부등본이 깨끗했던 탓에 사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지만, 보증금을 돌려줄 여력이 없는 바지 임대인들로 인해 거금을 고스란히 떼였다.


역할 분담도 치밀했다. 분양업체는 신용불량자인 바지 임대인을 건축주에게 소개해주고 건당 2천400만원에서 최대 3천600만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임차인을 모집한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들은 가족 명의 계좌를 통해 법정 수수료의 10~15배에 달하는 금액을 불법으로 받았다. 임차인 섭외에 관여한 부동산과 브로커, 바지 임대인도 1천만원에서 최대 6천만원의 리베이트를 나눠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구속된 A씨는 전세 계약서를 월세 계약서로 위조해 대부업체로부터 1억3천만원을 빌리는 추가 범행도 저질렀다. 이후 피의자들이 잠적하자 대부업자들이 세입자를 찾아와 빚을 독촉하는 등 임차인들은 2차 피해까지 겪었다.


피해자들은 이후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보증금을 돌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2024년 8월 국토교통부의 수사 의뢰를 받고 내사에 착수해 약 1년 7개월간의 추적 끝에 관련자들을 대부분 검거했다.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고 도주한 A씨를 추적하는 과정에서는 2년간 도피 중이던 지명수배자가 A씨를 숨겨준 사실을 확인하고 함께 붙잡기도 했다.


경찰은 "전세사기 피해를 입은 경우 피의자의 회유나 협박에 신고를 미루지 말고 신속히 법적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며 "사회초년생 등 약자를 대상으로 한 전세사기에 대한 수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