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10일(금)

"요즘 흰우유 대신 마셔요"... 연평균 81% 성장하며 침체 빠진 유업계 구원투수 된 '이것'

저출생과 흰우유 소비 감소라는 이중 압박에 놓인 유업계가 '마시는 단백질'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분유와 백색시유 중심의 전통 사업 모델이 성장 한계에 직면하자, 주요 유업체들이 성인 영양식과 RTD(즉석음용음료) 단백질 음료를 앞세워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편의점을 중심으로 일상 소비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단백질 음료는 이제 침체된 유업계의 실적을 떠받치는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몽골 대형마트 NOMIN에 입점된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 / 남양유업몽골 대형마트 NOMIN에 입점된 단백질 음료 '테이크핏' / 남양유업


시장 확대의 배경에는 분명한 구조 변화가 있다. 저출생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분유 수요 기반이 약해졌고, 흰우유 소비 역시 뚜렷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때 유업계 실적을 안정적으로 지탱하던 주력 품목들이 예전 같은 성장성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면서, 업체들은 기존 유가공 기술과 영양 설계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카테고리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선 것이 바로 단백질 음료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RTD 단백질 음료 시장 규모 1245억 원으로, 2020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연평균 81%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글로벌 RTD 단백질 음료 시장의 성장률(10%)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이 같은 성장세는 간편하게 건강을 관리하려는 소비자 수요와 고령화에 따른 단백질 수요 확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과거 단백질 제품이 헬스 마니아나 일부 운동 인구 중심의 기능성 식품으로 인식됐다면, 최근에는 편의점 냉장 매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 카테고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분말을 물이나 우유에 타 마셔야 했던 번거로움이 사라지고, 맛과 휴대성, 음용 편의성이 개선되면서 단백질 음료는 운동 전후를 넘어 출근길, 점심 대용, 간식 수요까지 흡수하는 일상형 상품으로 확장됐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이른바 '헬스디깅' 소비 트렌드가 있다. 건강을 단순히 챙기는 수준을 넘어 성분, 함량, 원료, 섭취 목적까지 꼼꼼히 따져가며 소비하는 경향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다. 


여기에 중장년층의 근감소증 예방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단백질은 더 이상 특정 계층만의 관심사가 아니라 전 세대를 관통하는 식품 선택 기준으로 부상했다. 


매일유업] 셀렉스 프로틴 음료 로우슈거 190ml 24팩셀렉스 프로틴 음료 / 매일유업


유업계가 단백질 음료를 단순한 신제품이 아니라 미래 먹거리로 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장 초기 흐름을 주도한 곳은 매일유업 계열과 일동후디스다. 매일유업 계열의 셀렉스는 성인 영양 설계와 근감소증 연구를 전면에 내세우며 국내 성인 단백질 시장의 포문을 연 대표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단순한 고함량 경쟁에 머물지 않고 기능성과 연구 기반 신뢰도를 강조하며 시장의 기준을 먼저 세웠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단백질을 '운동용 보충제'가 아니라 '일상 영양 설계'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브랜드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동후디스의 하이뮨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중장년층을 겨냥한 홈쇼핑 전략으로 외형을 빠르게 키운 하이뮨은 이후 음료형 제품과 액티브 라인업으로 제품군을 넓히며 저변 확대에 나섰다.


초기에는 중장년층 중심 브랜드라는 인상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보다 폭넓은 소비층을 겨냥한 제품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동후디스 하이뮨 액티브, 제로(0) 설계로 리뉴얼 - 식품음료신문하이뮨 액티브 / 일동후디스


시장을 먼저 연 셀렉스와 대중적 확산에 힘을 보탠 하이뮨이 사실상 국내 단백질 시장의 초반 판을 키운 셈이다.


후발 주자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남양유업은 '테이크핏'을 앞세워 고함량 제품군을 강화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초고단백 제품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는 한편, 국내를 넘어 해외 유통 채널 확대에도 적극적이다.


빙그레 역시 '더:단백'을 중심으로 RTD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고함량과 간편성을 결합한 제품 전략으로 빠르게 판매 기반을 넓히며 후발 주자 가운데 가장 선명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은 '마시는 단백질' 열풍은 이제 양적 팽창을 넘어 질적 경쟁의 2라운드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유당불내증 소비자를 겨냥한 락토프리, 흡수 효율을 고려한 단백질 원료 차별화, 당과 지방 부담을 낮춘 저당·제로슈거 제품, 식물성 원료를 활용한 비건 라인업까지 소비자 요구는 갈수록 정교해지기 때문이다. 


단백질 함량 자체보다 누구를 위한 제품인지, 어떤 생활 패턴과 건강 니즈를 겨냥했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빙그레 - 빙그레 스토리더:단백 / 빙그레


이런 흐름 속에서 단백질 시장은 더 이상 유업계만의 무대도 아니다. 오리온, 대상웰라이프, CJ제일제당, 롯데칠성음료 등 식품·제과·음료업체들까지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며 경쟁은 한층 복잡해졌다.


누가 더 정교하게 소비자별 수요를 읽고, 이를 제품과 채널 전략에 반영하느냐가 다음 승부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