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07일(화)

유류할증료 3배 폭등에 "한국 가려다 포기"... 관광 위축 우려

유류할증료가 전달보다 3배가량 폭등한 이후 첫 주말을 맞은 5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계류장에 항공기들이 멈춰 서 있다.


올해 '2200만 명'이라는 역대급 목표를 세웠던 인바운드 관광 시장에 미국·이란 전쟁의 여파로 비상이 걸렸다. 중동발 긴장이 고조되면서 치솟은 고유가가 항공료 상승을 부추겨 한국을 찾으려던 외국인들의 발길을 돌려세우고 있다.


7일 한국관광공사가 공개한 지표를 보면 상황은 엄중하다. 중동 긴장이 본격화된 지난 2월 GCC 6개국(사우디·UAE·쿠웨이트 등) 방한 관광객은 전년 동월 대비 47.1%나 급감했다.


origin_한달새44배오른유류할증료···부담되는비행기값.jpg뉴스1


전 국가를 통틀어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이들은 1인당 평균 지출액이 "4454달러(한화 약 672만 원)"로 전체 평균의 2배가 넘는 'VVIP' 고객이라는 점에서 타격이 크다. 3월 집계 수치가 나오면 감소 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장거리 노선과 저구매력 국가의 이탈도 뚜렷하다. 같은 기간 호주(1.4%↓), 뉴질랜드(10.4%↓), 멕시코(16.6%↓) 등 물리적 거리가 먼 국가의 여행객이 줄었고, 베트남(2.3%↓)과 말레이시아(9.3%↓) 등 구매력이 낮은 국가도 위축됐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통상 2월이 여행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감소 수준이 이례적인 것은 맞는다"고 분석했다.


결국 유가가 핵심 변수다. 항공료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유류할증료'가 한 달 새 3배로 뛰면서 장거리 여행객들의 비용 부담이 한계치에 달했다는 해석이다.


중국과 일본 등 인접국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만, 나머지 국가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 여행 플랫폼 관계자는 "이미 여행사를 통해 한국을 찾는 (단체) 여행객들은 줄어드는 추세"라며 "사태가 장기화되면 먼 국가 위주로 수요가 감소하며 올해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거나, 달성하더라도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origin_유류할증료폭등여행수요흔들리나.jpg뉴스1


글로벌 관광 시장의 분위기도 어둡다.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태국은 올해 외국인 관광객 전망치를 기존보다 18% 낮춘 3000만 명 선으로 하향 조정했다. 영국 BBC 역시 "글로벌 여행 시장 수요 위축은 적어도 여름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며 당분간 침체 국면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정부와 관광 당국은 긴급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공사는 국제관광본부를 중심으로 '중동전쟁 및 고유가 대책회의'를 수시로 열어 항공 노선 감편 여부와 입국 통계를 실시간 점검 중이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4월 이후로도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영향이 적은) 근거리 시장 위주의 마케팅을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