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상공에서 격추된 미 공군 F-15E 전투기 탑승원들이 36시간의 사투 끝에 무사 귀환하며 미군의 독보적인 생존 훈련 프로그램 'SERE'가 주목받고 있다.
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탈출 직후 행방이 묘연했던 무기 담당관은 부상을 입은 몸으로 해발 2100m 능선을 기어올라 바위틈에 은신한 끝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미군은 그를 구출하기 위해 특수작전 병력 100여 명과 CIA까지 동원하며 대대적인 기만전과 전자교란 작전을 펼쳤다.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무기 담당관을 살린 건 미 엘리트 요원들의 필수 코스인 'SERE' 훈련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생존(Survival), 회피(Evasion), 저항(Resistance), 탈출(Escape)의 앞 글자를 딴 이 프로그램은 적지 고립 시 '명예로운 귀환'을 목표로 하는 고강도 훈련이다. 6·25전쟁 당시 포로들이 겪은 참혹한 경험을 바탕으로 체계화된 이 훈련은 이름과 계급, 생년월일, 군번 외의 정보는 절대 발설하지 않도록 가르친다.
실전만큼 가혹한 SERE 과정에서 조종사들은 사막이나 극지 등 극한 환경에 던져진 채 버티는 법을 익힌다.
선인장이나 곤충을 먹으며 연명하고 낙하산 탈출 시 입은 부상을 스스로 처치하는 응급술은 기본이다.
실제로 1995년 보스니아 내전 당시 격추됐던 미군 조종사는 6일간 개미를 잡아먹으며 버틴 끝에 구조된 바 있다. 지형지물을 활용한 은신처 구축과 추적을 따돌리는 회피 기동 역시 훈련의 핵심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이번 작전에서도 무기 담당관은 철저한 보안 속에 사전에 약속된 신원 확인 절차를 거쳐 구조팀과 무사히 접촉했다.
적에게 발각됐을 때를 가정한 구체적인 저항 수칙과 대응 무술 등은 군사 기밀로 관리될 만큼 철저한 대비책을 자랑한다. 적진 한복판 바위틈에서 36시간을 견뎌낸 미군의 생환 능력 이면에는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다듬어진 혹독한 훈련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