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07일(화)

"삐약거리던 병아리 뱀 먹이로"... '학대 논란' 불거진 구미 동물원의 충격적인 실태

경북 구미의 한 동물원에서 오물과 사체가 뒤섞인 참혹한 현장이 공개되며 동물 학대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7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이곳에 수용된 100여 마리의 동물은 기본적인 위생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방치됐다.


현장의 모습은 처참했다. 원숭이는 몸을 돌리기조차 힘든 비좁은 케이지 안에서 끊임없이 피부를 긁는 이상 행동을 보였고, 하이에나는 자신의 배설물을 먹어치우는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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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수들의 상태도 다르지 않았다. 사자는 좁은 우리 안을 무의미하게 반복해서 돌았으며, 호랑이는 혀를 내민 채 미동도 없이 누워 있었다.


악취가 진동하는 조류관에서 홀로 말을 반복하는 앵무새를 두고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이슈행동팀장은 "지능 높은 애들이니까. 앵무새들이 자해를 되게 많이 한다더라"고 우려를 표했다.


무엇보다 관람객들을 충격에 빠뜨린 건 어린이 체험 공간의 실태였다. 아이들이 만지며 교감하던 병아리가 살아있는 상태 그대로 뱀의 먹이로 던져지는 광경이 관람객들 앞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인사이트유튜브 'JTBC News'


현장을 목격한 한 관람객은 "마음이 아프다. 미어캣들도 살려달라고, 계속 사람들 보일 때마다 뛰어오고. 내가 이걸 보려고 왔나..."라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런 참상의 배경에는 턱없이 부족한 관리 인력이 있었다. 100여 마리의 동물을 돌보는 직원은 단 3명뿐이었으며, 지난해에는 부실한 위생 관리 탓에 조류 독감 항원이 검출되기도 했다.


동물원 대표 A씨는 동물을 좋아해서 직접 사들여 운영을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캥거루들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호주에서도 그렇게 뛰어다니진 않는 것 같다"고 답하는가 하면, 생먹이 급여에 대해서는 "살아있냐"고 반문하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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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물원이 '환경부 지정 생물다양성 관리 기관'이라는 사실은 더 큰 공분을 사고 있다. 법적 형식만 갖추면 등록이 가능하다 보니 지자체의 개입도 소극적이다.


구미시 관계자는 "형식은 갖춰져 있다. 큰 문제가 없으면 기초 지자체 행정은 말로 하는 것으로 거의 다 끝난다"고 털어놨다. 지자체는 뒤늦게 시설 개선을 권고하는 수준의 행정지도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