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4월 03일(금)

출근 첫날부터 "사표 좀 대신 내달라"... '퇴직 대행' 찾는 일본 MZ세대

일본 신입사원들이 입사 첫날 퇴직 대행업체를 통해 회사를 그만두는 극단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990년대 거품경제 붕괴 이후 평생직장 개념이 흐려졌지만, 입사 당일 퇴사까지 이어지는 상황은 일본 고용시장의 급격한 변화를 보여준다.


3일 주쿄TV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아이치현 소재 퇴직 대행업체 '야메카도'에는 최근 입사식을 마친 신입사원들의 긴급 의뢰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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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대행업체는 직장인 대신 사직 의사를 전달해 퇴직 과정의 감정적 부담을 덜어주고 원활한 퇴사를 지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야메카도 마쓰야마 토모미 대표는 "입사식 후 점심시간에 즉시 퇴직 의뢰 연락이 왔다"며 "적절한 연수 없이 방치된 상황에서 극심한 불안감을 느껴 더 이상 출근할 수 없다는 호소였다"고 설명했다.


작년 8월 개업한 이 업체는 월평균 10건 정도의 의뢰를 처리하는데, 올해는 입사 첫날에만 벌써 2건의 요청이 접수되는 등 조기 퇴사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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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젊은 세대는 이런 상황을 '가챠(뽑기) 문화'로 표현한다. 희망 부서 배치 여부는 '배치 가챠', 상사와의 만남은 '상사 가챠'로 부르며, 운이 나빠 '꽝'을 뽑았다고 판단하면 주저 없이 직장을 떠나는 것이다.


퇴사 사유도 과거와 확연히 다르다. "점심시간 단체 식사 문화가 불편하다"(입사 3개월 남성), "옆자리 동료의 체취를 견딜 수 없다"(입사 5개월 여성) 등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과 선호도가 퇴사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입사원을 맞는 선배 직원들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오해받을까 우려해 신입사원을 '손님'처럼 조심스럽게 대하다 보니 정작 필요한 교육과 소통이 소홀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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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IT 기업 관계자는 "입사 1~2년 차 후배를 손님처럼 느낀다"며 "가치관 차이가 너무 커서 소통 거리를 줄이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기업 인사 컨설턴트 안도 겐씨는 해결책으로 '심리적 안정감' 조성을 제시했다. 그는 "신입사원에게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며 방치하는 것은 금물"이라며 "선배가 먼저 잡담을 시작하거나 점심 식사를 제안해 '당신이 이 조직에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안도감을 주는 것이 조기 퇴사를 방지하는 확실한 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