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30일(월)

"우리 아들들 전쟁터서 돌려보내라" 전 세계 900만 명 집결, 거세지는 '반 트럼프' 파도

미국 전역과 유럽 12개국에서 28일(현지 시간) '노 킹스'(No Kings) 시위가 벌어졌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와 강경 이민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로, 주최 측은 900만 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9일(현지 시간) AP통신,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6월과 10월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린 이번 시위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작년 6월 시위에는 500만 명, 10월에는 700만 명이 참여했다.


인사이트2026년 3월 28일(현지 시간) 이민 단속과 연방 정부의 월권 행위에 항의하는 전국적인 '왕은 없다(No Kings)' 시위에서, 사람들이 시청 앞에서 팻말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이 기저귀를 차고 있는 모습의 6미터 높이 헬륨 풍선 뒤로 지나가고 있다.(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 GettyimagesKorea


미국 50개 주에서는 총 3100여 건의 집회가 열렸다. 워싱턴DC, 뉴욕,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는 물론 앨라배마주와 와이오밍주의 소도시까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시위의 중심지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이었다. 이곳은 지난 1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이민 단속 중 미국인 2명이 연방 요원들의 총격으로 숨진 곳으로,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저항의 상징적 장소가 됐다.


인사이트 2026년 3월 28일(현지 시간) 배우 제인 폰다가 미네소타주 세인트폴 'No Kings' 집회에 참여한 수십만 명의 시위대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미네소타주 의회 앞 광장에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모였다. 싱어송라이터 브루스 스프링스틴과 조앤 바에즈가 헤드라이너로 공연하기도 했다.


스프링스틴은 ICE 요원의 총격으로 숨진 시민 2명을 추모하며 만든 곡 '미니애폴리스의 거리'를 불렀다.


그는 희생자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그들의 용기와 희생, 이름은 절대 잊히지 않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배우 제인 폰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도 참석했다.


월즈 주지사는 "백악관의 독재자가 훈련도 받지 않은 폭력배들을 미네소타에 보내 피해를 주려 했을 때, 이웃을 위해, 품위를 위해, 친절을 위해 일어선 것은 바로 미네소타 주민들"이라며 "우리의 친절을 나약함으로 오해하지 말라"고 말했다.


인사이트2026년 3월 28일(현지 시간) 이민 단속과 연방 정부의 월권 행위에 항의하는 전국적인 '왕은 없다(No Kings)' 시위에서, 사람들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시청 앞에서 팻말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이 기저귀를 차고 있는 모습의 6미터 높이 헬륨 풍선 뒤로 지나가고 있다. / GettyimagesKorea


워싱턴DC에서는 수백 명이 링컨기념관을 지나 내셔널 몰까지 행진했다. 링컨기념관은 과거 민권운동 시위가 열렸던 상징적인 장소다.


시위대는 "광대야 왕관을 내려놓아라", "파시즘에 맞서 싸우자", "트럼프는 거짓말을 하고 군인들은 죽어간다", "우리의 아들들을 데려와라", "왕은 없다", "독재자 반대"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들었다.


뉴욕 맨해튼 시위에는 배우 로버트 드 니로,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드 니로는 "노킹스 운동을 150% 지지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우리 자유와 안보에 실존적 위협"이라 부르며 "지금 당장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50여 명이 나타나 시위대와 설전을 벌였다. '프라우드 보이즈' 모자와 티셔츠를 착용한 이들은 확성기를 들고 트럼프 대통령 지지 발언을 하며 시위대와 충돌했고, 경찰이 제지했다.



시위는 미국 밖에서도 열렸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에서 연대 시위가 열렸고, 주최 측은 남미, 호주 등을 포함해 12개국 이상에서 시위가 계획됐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현지에 거주하는 미국인들을 비롯해 프랑스 노조, 인권단체 관계자 수백 명이 바스티유 감옥 앞에 모였다.


파리 시위를 기획한 아다 셴은 "트럼프의 불법적이고, 부도덕하고, 무모하고, 무책임한, 끝없는 전쟁에 항의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로마에서는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와 행진했다. 이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비판하며 "전쟁 없는 세상"을 외쳤다. 친트럼프 성향인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권위주의 성향과 법을 무시하는 통치방식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강경 이민 정책,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더해졌다.


주최 측은 이번 시위가 특정 요구사항 하나를 내세우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정책에 대한 다양한 불만을 표출해 에너지를 모으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사이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주목할 점은 아이다호, 와이오밍, 몬태나, 유타 등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주에서도 시위 참여를 등록한 이들의 숫자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재집권 후 최저인 36%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편, 백악관과 공화당은 이날 집회를 비판했다. 백악관 애비게일 잭슨 대변인은 실제 대중의 지지는 거의 없는 "좌파 자금 지원 네트워크"의 산물이라고 불렀고, 공화당의회위원회는 "미국 혐오 집회"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