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이란과의 전쟁 개시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일 약 2분 분량의 공습 하이라이트 영상을 편집해 보고해 온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의 승리 장면만 골라 담은 이 영상이 트럼프 대통령의 전황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우려가 행정부 안팎에서 번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Korea
지난 25일(현지 시간) N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군 관계자들은 전쟁 시작 후 48시간 단위로 발생한 공습 장면을 선별·편집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지속적으로 제공해 왔다. 현직 미국 정부 관계자 3명과 전직 관계자 1명이 이를 확인했다. 영상은 통상 2분 안팎이지만 때로는 이를 초과하기도 한다.
이 영상들은 주로 미국의 승리를 부각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편향된 전황 정보만 접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현직 관리는 미군 승리에 초점을 맞춘 브리핑이 보좌관들로부터 더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받는 정보가 미국의 성공을 강조하는 반면 이란에 대한 세부 내용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현직 관리들은 매일 수백 건에 달하는 모든 공습 영상을 대통령에게 보여줄 수는 없다면서도, 선별된 영상이 미국의 역량은 보여주지만 분쟁의 전체적인 양상은 반영하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NBC는 이 영상을 "일종의 전쟁 하이라이트 영상"이라고 표현했고, 한 관계자는 "폭발하는 장면들"로 채워진 클립이라고 설명했다.
2026년 3월 15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의 베랴낙 지구에서 사람들이 이틀 전 미사일 공격으로 파손된 가옥의 잔해를 치우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2월 28일부터 시작된 이란에 대한 공동 공격을 계속했다.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하고, 역내 미국의 동맹국들을 겨냥했다. / GettyimagesKorea
편향된 정보 제공에 대한 비판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쟁에 반대해 사임한 조 켄트 전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은 "상당수 의사결정권자가 대통령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다"며 "건전한 토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 현직 관리와 전직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황에 대한 포괄적인 정보를 받지 못할 경우 전쟁의 다음 단계에서 중대한 결정을 내릴 준비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주요 우려 사항으로 꼽았다.
실제로 NBC는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서 미 공중급유기 5대가 이란의 공습으로 피해를 입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보고받지 못하고 언론을 통해 뒤늦게 알게 됐다고 전한 바 있다.
GettyimagesKorea
이러한 영상 브리핑은 언론 보도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도 키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영상에 담긴 성공 사례를 언급하며 해당 내용이 언론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출했고, "언론이 미국의 패배를 원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현직 관리 2명과 전직 관리는 일부 측근들이 이러한 좌절감을 정보 유입이 제한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NBC는 "이 영상 브리핑은 트럼프 대통령이 4주째에 접어든 전쟁의 전모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일부 측근들 사이에서 키우고 있다"고 현직 관료 2명과 전직 관료 1명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일부 측근들은 향후 분쟁 시나리오와 종전 방안 등 추가적인 맥락을 제공하며 관점의 폭을 넓히려 노력해 왔다. 전쟁 개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알리려 시도한 측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대통령의 의사결정에 참고할 수 있도록 최상의 객관적 정보를 계속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러한 보도에 대해 "그 방에 참석하지 않았던 누군가로부터 나온 완전히 틀린 주장"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한 이들이라면 그가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구하고 핵심 참모들로부터 솔직함을 기대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