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항공사 기장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전직 부기장 김동환이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도 범행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26일 부산경찰청은 이날 오전 부산진경찰서에서 조사받던 김동환을 부산지검으로 구속 송치했다.
이날 오전 9시 8분쯤 부산진경찰서 유치장을 나선 김동환(49)은 포승줄에 묶인 채 호송차에 오르며 "악랄한 기득권이 한 인생을, 개인의 인생을 파멸시켜도 된다는 '휴브리스'"라며 "미친 '네메시스',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 소리쳤다.
'휴브리스(Hubris)'와 '네메시스(Nemesis)'는 고대 그리스 신화와 철학에 나오는 용어로, 휴브리스는 '지나친 오만', 네메시스는 '천벌'을 각각 의미한다.
항공사 동료 기장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동환(49)이 26일 오전 부산진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2026.3.26/뉴스1
부산경찰청은 이날 김동환을 살인 및 살인미수, 살인예비, 주거침입,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수사 과정에서 김동환이 과거 동료 총 6명에 대한 살해를 계획했던 정황이 추가로 드러났다. 김동환은 애초 경찰 조사에서 "4명에 대한 살해를 계획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은 그가 검거되지 않았다면 수일 내 추가로 2명에 대한 살해를 더 실행하려 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는 타인의 계정으로 항공사 운항 스케줄 사이트에 접속해 피해자들의 정보를 파악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김동환은 지난 17일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과거 동료였던 기장 A 씨(50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앞서 경기도 고양시에서 또 다른 기장 B 씨를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으며, 범행 당일 창원에서 세 번째 타깃인 C 씨를 노렸으나 접근에 실패한 뒤 울산에서 체포됐다.
그는 "항공사 내부에 공군사관학교 (조종사) 출신 기득권이 있고, 이 때문에 피해를 봤다"는 주장을 되풀이해왔다.
김동환이 지난 17일 오후 울산에서 검거돼 부산진경찰서로 압송되는 모습. 2026.3.24/뉴스1
경찰 조사 결과, 김동환은 재직 시절 감정이 좋지 않았던 이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는데, 피해자들이 실제 그의 인사나 보상금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인물들은 아닌 것으로 확인된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사이코패스 진단평가(PCL-R) 결과 김동환은 사이코패스에는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경찰청은 앞서 지난 24일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통해 그의 이름과 얼굴 등 신상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