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수록곡 '골든'이 주제가상을 수상한 후 발생한 수상 소감 강제 중단 사태에 대해 오스카 측이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지난 16일 미국 연예 전문 매체 버라이어티는 아카데미 시상식 중계를 담당한 디즈니 텔레비전의 롭 밀스 수석 부사장과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밀스 부사장은 '골든' 작곡가들의 수상 소감이 오케스트라에 의해 중단된 것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밀스 부사장은 "시간이 제한돼 어쩔 수 없었다"면서도 "향후 이러한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년 시상식을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살펴볼 부분은 수상 소감 진행 방식"이라고 답했다.
GettyimagesKorea
시상식의 시간 제약에 대해 밀스 부사장은 "상을 수상하면 무대에 올라간다. 수상자는 한 명일 수도 있고, 대여섯 명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수상자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정해져 있다"고 설명했다.
개선 방안으로는 "수상자 중 한 명만 지정해 이야기하게 해야 할까? 아니면 무대 뒤에서 이어 이야기하고 소셜미디어에 생중계하는 방식도 있겠다"며 "모든 가능성을 검토해서 가장 효율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밀스 부사장은 "누군가의 소중한 순간을 방해해야 할 때는 더욱 어렵다"며 "시상식 전 오찬에서도 정해진 발언 시간이 있다는 점을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가장 좋은 해결책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히 매우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케데헌' 속 걸그룹 헌트릭스의 보컬을 맡은 가수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선보인 '골든' 공연이 한 절만 진행된 것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밀스 부사장은 "그건 사전에 의도적인 부분이다. 워낙 철저하게 계획된 것이었고, 즉흥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었다"고 답했다.
그는 "물론 한 절을 삭제하긴 했으나 도입부와 전체 연출을 통해 충분히 그 분위기를 전달했다고 생각한다"며 "뮤지컬 넘버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영화를 다시 보고 싶게 만드는 거잖나. 음악 그 자체를 넘어 영화가 가진 전반적인 느낌을 잘 담아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GettyimagesKorea
지난 15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 극장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케데헌'은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받으며 2관왕을 차지했다. 하지만 '골든'이 주제가상을 수상한 후 공동 작사‧작곡가들의 수상 소감이 강제 중단되면서 인종차별 논란이 일었다.
해외 누리꾼들과 외신은 이를 "인종차별"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음악잡지 롤링스톤은 '골든' 수상 연설 중단 순간을 '올해 오스카 시상식 최악의 순간' 중 하나로 선정하며 "방금 역사를 새로 쓴 이들에게 충격적으로 무례한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수상자들은 이후 백스테이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대에서 완료하지 못한 소감을 전할 수 있었다. 이재는 "정말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저희 모두 열심히 노력했고, 이 작품은 모든 구성원의 협력으로 탄생한 결과물"이라며 "감독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는 "레이 아미와 오드리 누나에게 무대 위에서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었는데, 갑자기 중단된 바람에 못 했다. 두 분 다 훌륭한 분들이라 너무 좋아한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유한도 "저희 가족, 동료 멤버들, 테디씨께 감사드린다. 정말 큰 영광"이라며 못다 한 소감을 전했다.
무대에서 발언 기회를 갖지 못했던 마크 소넨블릭은 "이 영화 제작에 참여한 모든 분들, 모든 애니메이터분들께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며 "이 영화는 우리가 미워하고 두려워하도록 교육받았던 사람을 바라보며 신뢰하기 시작하고, 어쩌면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게 바로 이 영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