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법 위반 등 각종 비위 의혹을 받는 무소속 김병기 의원이 경찰의 3차 소환 조사에서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조사를 중도에 중단했다.
14시간 넘게 진행됐던 지난 조사들과 달리 5시간 만에 조기 종료된 데다 조서 날인까지 거부해 향후 수사 일정에 차질이 예상된다.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11일 오전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서 공천헌금 수수 등 13개 의혹과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3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6.3.11 / 뉴스1
지난 11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8시 55분부터 오후 1시 51분까지 약 5시간 동안 김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 의원은 정치자금 수수 및 채용 청탁 등 13개에 달하는 비위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의원은 조사 도중 건강상의 문제를 호소하며 중단을 요청했다.
지난달 26일과 27일 진행된 1, 2차 조사가 각각 14시간 이상의 '마라톤 조사'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이례적인 조기 귀가다.
오후 1시 51분경 서울 마포청사 1층 로비로 내려온 김 의원은 굳은 표정으로 취재진과 마주했다. "어떤 내용을 소명했느냐", "정치자금 수수 혐의를 계속 부인하느냐" 등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김 의원은 아무런 답변 없이 준비된 차량에 탑승해 현장을 떠났다.
뉴스1
특히 김 의원은 이날 작성된 피의자 신문조서에 날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소송 절차상 피의자가 다음 출석 때까지 날인을 끝내 거부할 경우 해당 조서는 증거 효력을 잃게 된다. 이에 따라 경찰의 수사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김 의원은 ▲차남의 숭실대 편법 편입 주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취업 청탁 및 관련 의정활동 ▲배우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수사 무마 시도 ▲전직 구의원들로부터의 불법 자금 수수 등의 혐의를 받는다.
또한 자신의 의혹을 폭로한 보좌진에 대해 인사 불이익을 요구했다는 이른바 '보복 인사 청탁' 혐의도 포함된 상태다.
김 의원은 현재 모든 혐의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만큼, 향후 일정을 다시 조율해 김 의원을 재소환하고 수사를 이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