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6일(목)

빌 게이츠 "러시아 여성 2명과 불륜 저질렀다... 엡스타인도 알고 있어" 고백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러시아 여성 2명과의 불륜 사실을 인정하며,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이를 알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게이츠는 외도 상대가 엡스타인의 성 착취 피해자는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인사이트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 GettyimagesKorea


지난 2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게이츠는 이날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엡스타인 관련 의혹을 해명하며 자신의 과거 불륜 관계를 시인했습니다.


그는 "불륜 관계가 있었던 것은 맞다"며 "한 명은 브리지(카드게임) 행사에서 만난 러시아 브리지 선수였고, 다른 한 명은 사업 활동 중 만난 러시아인 핵물리학자였다"라고 고백했습니다.


그러면서 게이츠는 과거 측근이자 과학 자문이었던 보리스 니콜리치가 엡스타인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엡스타인도 자신의 불륜을 알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인사이트 2019년 7월 8일(현지 시간), 뉴욕 남부 지방 검찰청의 제프리 버먼 검사가 뉴욕시에서 제프리 엡스타인에 대한 기소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 GettyimagesKorea


WSJ은 엡스타인이 게이츠의 불륜 사실을 빌미로 협박을 시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엡스타인이 2013년 게이츠의 불륜 상대인 브리지 선수 밀라 안토노바와 접촉해 학비를 지원한 뒤, 2017년 게이츠에게 해당 비용 상환을 요구했다는 내용입니다.


게이츠는 엡스타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해명했습니다. 그는 엡스타인이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2008년 이후인 2011년부터 그를 만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시 엡스타인의 이동이 제한된 상태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배경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당시 엡스타인은 18개월 형을 살면서 낮에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밤에만 수용 시설로 돌아오는 외부 통근을 허용받았습니다. 게이츠는 이와 관련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18개월짜리 사안에 연루돼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그 배경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인사이트제프리 엡스타인과 빌 게이츠 / 뉴욕포스트


게이츠는 2014년까지 엡스타인과의 만남을 이어갔습니다. 전용기를 타거나 독일, 프랑스, 뉴욕, 워싱턴 등에서 함께 시간을 보냈다고 인정했습니다.


다만 엡스타인의 섬을 방문하거나 하룻밤을 묵은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는 "나는 불법적인 일을 하지 않았으며 불법적인 것을 본 적도 없다"라며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나는 엡스타인의 주변 여성들이나 피해자들과 시간을 보낸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전 부인 멀린다에 대한 언급도 나왔습니다. 게이츠는 멀린다가 2013년 엡스타인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칭찬받아 마땅하게도, 멀린다는 엡스타인과 관련된 건에 대해 항상 어느 정도 회의적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멀린다의 우려 표명 이후인 2014년에도 엡스타인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여러 국가를 방문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인사이트멀린다 게이츠 / GettyimagesKorea


이어 게이츠는 엡스타인과의 교류에 대해 깊은 후회를 표했습니다. 그는 "엡스타인과 시간을 보내고 재단 임원들을 성범죄자와의 회의에 동석시킨 것은 거대한 실수였다"라며 "나의 실수로 이 일에 휘말리게 된 분들께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어 "지금 알고 있는 사실들을 고려하면, 엡스타인이 지속적으로 나쁜 행동을 해왔다는 것이 분명해졌기에 당시의 결정이 100배는 더 끔찍하게 느껴진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엡스타인과 마지막으로 만난 것은 2014년이며 이후 엡스타인이 계속해서 이메일을 보냈으나 답장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게이츠는 "당시 만남에 명망 있는 다른 인사들이 함께했기 때문에 상황을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기가 쉬웠다"라며 "나와 엡스타인의 교류가 그 성범죄자의 평판을 세탁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지난달 말 추가로 공개된 '엡스타인 문건'에서 게이츠는 러시아 여성들과의 성관계로 성병에 걸렸고, 전 부인 멀린다에게 이 사실을 숨기려 했다는 의혹을 받았습니다.


게이츠는 당시 이를 "터무니없고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지만, 멀린다는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슬프다"며 전 남편을 비판했습니다.


엡스타인은 본인 소유의 카리브해 섬 등에서 대규모 미성년자 성매매 및 성 착취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가 2019년 구치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현재 여러 정·재계 거물이 엡스타인의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게이츠는 "그가 수많은 억만장자와 친한 사이라며 국제보건 같은 분야의 기금 조성을 돕겠다고 했다"라며 엡스타인과의 만남 이유를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