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5일(수)

"엄마 못 될줄 알았는데"... 기증자 자궁 이식받아 출산한 英 여성

영국에서 뇌사 기증자로부터 자궁을 이식받은 여성이 성공적으로 출산한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지난 24일(현지 시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영국 켄트 지역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그레이스 벨이 사망한 기증자의 자궁을 이식받은 후 지난해 12월 아들 휴고를 출산했습니다.


벨은 MRKH 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로, 이 질환은 영국 내에서 약 5000명 정도가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16세에 임신이 어렵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MRKH 증후군은 자궁이 선천적으로 발달하지 않아 월경이 없지만, 난소 기능은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특징을 보입니다.


인사이트가디언


벨은 2024년 6월 옥스퍼드 처칠 병원에서 10시간 동안 진행된 자궁 이식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후 런던의 리스터 클리닉에서 시험관 시술과 배아 이식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번 출산 사례는 영국에서 진행 중인 자궁 이식 임상 연구 10건 중 하나입니다. 현재까지 실시된 세 차례의 수술 중에서 실제로 아이가 태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영국에서는 올해 초에도 생존 기증자의 자궁을 이식받은 다른 여성이 출산에 성공한 바 있습니다. 해당 여성은 2023년 자신의 언니로부터 자궁을 기증받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현재까지 100건을 넘는 자궁 이식 수술이 시행되었으며, 70명 이상의 신생아가 태어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25년 이상 자궁 이식 연구를 진행해온 리처드 스미스 교수는 "이번 사례는 자궁이 없는 여성들도 임신과 출산이 가능하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습니다.


인사이트X(구 트위터)


이식 수술을 담당한 전문의 이사벨 키로가는 "사망 기증자의 자궁으로 태어난 아기는 유럽에서도 매우 이례적"이라며 "이번 임상 결과를 통해 자궁 이식이 공식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영국에서는 자궁 기증이 신장이나 심장 등 일반적인 장기 기증과는 다르게 자동 동의 체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기존 장기 기증 의사와는 별도로 가족의 추가 확인 절차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기증자의 부모는 "딸을 떠나보낸 슬픔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아이가 남긴 숭고한 선택에 깊은 자부심을 느낀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기증자는 자궁을 포함해 총 5개의 장기를 기증했으며, 그 결과 4명이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벨은 "아들은 우리에게 기적과 같은 존재"라며 "매일 기증자와 유가족을 떠올리며 감사와 기도를 전한다. 기증자의 일부가 아이를 통해 계속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