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소방청이 심정지 등 최중증 응급환자를 사전 지정된 병원으로 직접 이송하는 새로운 체계를 도입합니다. 이는 응급환자가 병원을 찾지 못해 119 구급차에서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범사업입니다.
25일 복지부와 소방청은 '응급환자 이송체계 시범사업'을 다음 달부터 5월까지 광주광역시, 전라북도, 전라남도에서 실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16일 복지부 업무보고에서 응급실 뺑뺑이 대응책을 지시한 지 두 달 만에 나온 대책입니다.
현재 응급환자 발생 시 구급대원은 119구급상황관리센터와 광역상황실을 통해 환자를 받을 병원을 직접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응급실이 배후 진료 부족 등을 이유로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골든 타임을 놓쳐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사고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뉴스1
새로운 시범사업은 응급환자가 골든 타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시범사업 지역은 지역 특성에 맞는 이송지침을 수립하되, 정부가 제시한 이송체계 혁신안을 반영할 수 있습니다.
혁신안에 따르면 응급환자 분류체계(Pre-KTAS) 1·2단계 중증환자 중에서도 심정지, 중증외상 등 최중증 환자는 가장 가까운 사전지정병원으로 즉시 이송됩니다. 이러한 환자들은 병원을 찾을 시간조차 없기 때문입니다. 해당 병원에서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를 실시하고, 배후 진료가 어려울 경우 광역상황실이 다른 병원으로의 전원을 지원합니다.
심근경색, 뇌출혈 등 기타 중증환자는 구급대원 대신 광역상황실이 병원을 물색합니다. 기존에 병원 간 전원을 주로 담당했던 광역상황실의 역할을 확대한 것입니다. 의사가 근무하는 광역상황실의 판단을 응급실에서 더 신뢰할 가능성이 높아 중증환자 수용률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광역상황실에서 병원 확보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경우, 환자는 우선수용병원으로 이송되어 안정을 취한 후 적절한 진료가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됩니다. 우선수용병원으로는 병상과 의료진이 상대적으로 풍부한 3차 상급병원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비교적 경증인 Pre-KTAS 4·5단계 환자들은 미리 협의된 병원으로 이송되는데, 중증환자와 달리 규모가 작은 2차 종합병원 응급실을 활용합니다. 이는 중증환자가 집중되는 3차 종합병원과 권역외상센터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입니다. 소아, 분만환자 등이 포함된 Pre-KTAS 3단계는 구급대원이 수용 가능한 병원을 확인하되, 상황에 따라 2단계로 상향 조정되어 광역상황실의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응급실 미수용 문제 해결을 위해 지역사회, 복지부, 소방청 모두가 공동의 책임의식을 갖고 이번 시범사업을 운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의료계는 사전지정병원과 우선수용병원 제도가 응급실에 환자를 강제로 밀어넣는 조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의료계는 응급환자가 대량으로 몰릴 경우 제대로 된 진료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배후 진료가 완비된 병원으로 직접 이송하는 것이 오히려 골든타임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의료계의 반발로 인해 시범사업 종료 후 전국 확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정부는 시범사업 완료 후 성과 분석과 평가를 통해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