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0일(금)

카이스트, 화학 원리 이해한 AI 모델 개발... "돈·시간 대폭 아낀다"

KAIST 연구팀이 화학 원리를 이해하며 분자 안정성을 판단하는 AI 모델을 개발했습니다.


지난 10일 KAIST는 화학과 김우연 교수 연구팀이 분자의 안정성을 좌우하는 물리 법칙을 스스로 이해해 구조를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 '리만 확산 모델(R-DM)'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기존 인공지능이 분자의 모양을 단순히 흉내 내는 것에 그쳤다면, 연구팀이 개발한 모델은 에너지 수준을 '직접' 고려해 에너지가 가장 낮은 골짜기 지점을 찾아 이동하는 시스템을 갖췄습니다.


R-DM은 이러한 에너지 지형 위, 분자 내부에서 어떤 힘이 작용하는지를 고려해 스스로 구조를 다듬고 가장 안정적인 상태를 탐색해 분자를 완성시킵니다.


인사이트좌상단부터 KAIST 김우연 교수, KISTI 우제헌 박사, KAIST 김성환 박사, 김준형 박사과정 / 사진 제공 = KAIST


이는 평면이 아닌 휘어진 공간을 다루는 수학 이론인 '리만 기하학'을 기반으로 곡면상의 에너지 최소점을 찾아내는 방식입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이 '물질은 에너지가 가장 낮은 상태를 선호한다'는 화학의 기본 원리를 학습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실험결과, R-DM은 기존 인공지능 모델 대비 최대 20배 이상 높은 화학 정확도를 기록했습니다. 예측 오차도 정밀 양자역학 계산과 거의 동일한 수준까지 감소했습니다.


이 기술은 신약 개발, 차세대 배터리 소재, 고성능 촉매 설계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합니다. 스마트폰 배터리 수명과 신약 개발 성공률은 모두 재료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의 안정적 결합에 좌우됩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KAIST


수많은 원자를 어떻게 배치해야 가장 안정적인 분자가 되는지 찾는 것이 분자 설계의 핵심 과정인데, 인공지능이 이를 자동으로 수행하게 됐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모델이 연구개발 속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AI 시뮬레이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화학 사고나 유해 물질 확산처럼 실험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화학 반응 경로를 신속하게 예측할 수 있어 환경과 안전 분야에서도 응용 가능합니다.


김우연 교수는 "인공지능이 화학의 기본 원리를 이해하고 분자의 안정성을 스스로 판단한 첫 사례"라며 "신소재 개발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