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ia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
울진 입양아 실종 미스터리 사건이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 - 동화의 집' 편 이후 여론의 주목을 받으며 풀이지 않는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위탁받아 키우는 아이가 아픈 데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유기치사 등)로 구속된 조모(46·여)씨와 불구속 입건된 남편 김모(47)씨의 행적에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
입양·위탁 아이 5명 중 1명은 숨지고, 1명은 실종된 것이다.
이들 부부는 결혼 이후에 아이가 생기지 않자 입양하기로 했다.
2004년과 2010년에 각각 입양한 남자 아이 둘을 키우면서 세 번째 아이를 입양하려고 했다.
그런데 2011년 6월 말부터 7월 초 사이에 둘째 아이 김모(2007년생)군이 집에서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실종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매달 15만원의 입양수당을 꼬박꼬박 받았다.
누가 봐도 수상한 점이다.
그렇다고 이들 부부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은 아니다.
남편은 대학원까지 나와 번듯한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어 겉보기에는 경제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어 보였다는 것이 주변 사람의 진술이다.
결국 부부는 2011년 6월에 아들(2010년생)을 입양했고 계속 입양을 준비하던 중 인터넷에 아이를 키워달라는 글을 봤다.
글을 올린 김모(25·여)씨와 연락해 2013년 3월 정모(2009년생)군을 넘겨받아 대신 양육하기로 했다.
이는 친부모가 친권을 포기하는 정식 입양과는 다른 가정위탁 형태였다.
가정 위탁은 친권자가 나타날 때까지 아이의 양육권만 갖고 돌보는 제도다.
정군은 부부에게 입양·위탁 아이로는 네 번째다.
형편이 어려워 가정위탁했던 김씨는 어느 정도 생활형편이 나아지자 아이가 보고 싶었다.
올해 7월 김씨는 이들 부부에게 연락해 아들을 돌려달라고 했다.
그러나 부부는 아이를 돌려줄 수 없다고만 했다.
부부가 거부하자 김씨는 부부 거주지인 울진경찰서에 "아들이 감금돼 있다"고 신고했다.
부부가 정군을 돌려주지 못한 이유는 경찰 조사에서 곧 드러났다.
이미 정군이 숨진 것이다.
정군은 올해 3월 31일 경기 고양의 한 병원에서 패혈증으로 숨졌다.
부부는 정군이 숨지기 한 달 전부터 고열이나 기침 등의 패혈증 증세가 나타났음에도 병원에서 치료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측은 정군의 온몸에 피부염 때문에 상처가 나 있고 욕창도 심해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부검 결과 미생물에 감염돼 염증이 나타나는 옴에 따른 패혈증이 사망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 놀라운 일은 정군의 변사처리과정에서 정군이 2011년 부부가 잃어버렸다는 김군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부부는 올해 6월에도 다섯째 아이를 데려다가 키우기 시작했다.
경찰은 입양되거나 가정위탁으로 양육된 5명의 아이 가운데 1명이 실종되고 1명이 숨진 만큼 범죄와 관련한 의혹이 있다고 보고서 본격 수사에 들어갔다.
정군의 사망은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 죽도록 방치한 탓임이 금세 드러났지만 김군의 실종 과정은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
부부는 "잠을 자는 사이 없어졌는데 아파트 주변을 찾아다니다가 첫째 아이가 돌아올 시간이 돼서 수색을 포기했다"고 진술했다.
또 "당시 셋째 입양을 준비하고 있어 자격이 제한될 것을 두려워해 신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들 부부의 첫째 입양아(2003년생)도 "대전에 있을 때 학교를 다녀오니 동생이 없어졌다"고 아동상담전문가에게 설명했다.
사건을 맡은 울진경찰서는 실종 과정이나 신고하지 않은 이유가 석연찮다고 판단했으나 범죄 혐의점을 찾지 못한채 수사를 마무리했다.
다만 둘째 입양아 정군이 사망에 이르기까지 제대로 치료하지 않았고 정군의 변사처리과정에서 김군이라고 속인 점 등을 고려해 아내 조씨를 구속하고 남편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 부부는 현재 2003년생과 2010년생인 아들 2명을 키우고 있고 지난 6월 양육하기 시작한 아이는 7월에 친부에게 키울 수 없다며 데려다줬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가지 석연찮은 점이 있지만 현재까지 밝힌 바로는 정군의 사망 과정 외에는 특별한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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