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6일(목)

"인형 생일에 아기 의자 요구"... 中 Z세대 사이에 번진 '인형 엄마' 문화

중국 Z세대 여성들 사이에서 솜인형을 실제 아기처럼 키우는 '인형 엄마' 문화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형을 위해 생일파티를 열고, 고급 의상을 입히며, 여행에도 함께 동행하는 등 마치 진짜 자녀를 돌보듯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젊은층 사이에서 '고통 없는 모성(painless motherhood)'을 추구하며 솜인형을 정서적 지지 대상으로 키우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Image_fx (1).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이 현상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계기는 2023년 10월 한 여성의 경험담이었습니다. 이 여성은 중국 훠궈 체인 하이디라오에서 인형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아기 의자를 요청했지만 난처한 반응을 받았다며 온라인에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하이디라오가 서비스로 유명함에도 불구하고 주문 누락과 물 리필 지연이 있었고, 인형 생일 노래 요청도 여러 번 거절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게시물은 "하이디라오가 솜인형 손님을 차별하느냐"는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인형 생일을 챙기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과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데 왜 비난받아야 하느냐"는 반박 의견이 맞섰습니다.


SCMP에 따르면 솜인형 문화는 2015년 K팝 팬덤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팬들이 아이돌 멤버를 본뜬 인형을 공연장에 가져가던 문화가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중국에서는 2018년경부터 실제 인물이나 캐릭터를 모델로 한 '속성(Attributed) 인형'과 디자이너가 창작한 '무속성(Non-attributed) 인형'으로 시장이 구분되기 시작했습니다.


인형 엄마들에게 인형을 받는 순간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들은 인형을 위해 옷을 선택하고, 가발로 헤어스타일을 바꾸며, 메이크업을 해주고, 사진이나 영상을 촬영해 기록을 남깁니다. 햇볕을 쬐러 외출하거나 관광지로 데려가는 경우도 흔합니다.


기본 인형 가격은 40~100위안(약 6~15달러) 수준이지만, 실제 지출은 액세서리에서 크게 늘어납니다. 의상, 신발, 가발, 소품을 구매하며 수천 위안을 지출하는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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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가 린커는 "오래 안고 있으면 인형이 따뜻해지고 내 냄새가 배는 것 같다"며 "생명은 인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는 애정에서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수집가 쑨싱싱은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을 닮은 인형을 꾸미며 "아이돌은 멀게 느껴지지만 인형은 매일 보고 만질 수 있어 현실 같은 행복을 준다"고 말했습니다.


시장 규모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중국 매체 지몐뉴스(Jiemian News)는 중국 솜인형 시장 규모가 2023년 100억 위안(약 14억달러)을 넘어섰다고 보도했습니다. 2025년에는 150억 위안(약 22억달러)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소비자 1인당 평균 보유 인형 수는 8.73개로 조사되었습니다. 의상과 소품 같은 액세서리 시장은 인형 본체 가치의 3배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내 옷보다 인형 옷을 더 결단력 있게 산다", "스트레스가 심한데 인형이 위로가 된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서비스 직원에게 과도한 요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며, 개인 취향과 공공 서비스의 경계에 대한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