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7일(금)

日 자민당 압승 견인한 '아이돌급 인기' 다카이치 총리, '사나카쓰' 신조어도 등장

지난 8일 치러진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집권 자민당이 압승을 거둔 가운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중적 인기가 자민당의 승리를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세습 문화가 지배적인 일본 정치계에서 보기 드문 '비세습 정치인'이자 첫 여성 총리로, 쇄신 이미지를 갖춰 젊은 세대의 마음을 움직인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1961년 나라현의 평범한 맞벌이 가정에서 태어난 다카이치 총리는 고베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정치인 양성 기관인 '마쓰시타 정경숙'에 들어갔습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 GettyimagesKorea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 GettyimagesKorea


이후 그는 TV 프로그램 진행자를 거쳐 정치에 입문했으며, 남성 비율이 압도적인 중의원에서 10회 당선되며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습니다.


아베 신조, 아소 다로, 기시다 후미오, 이시바 시게루 등 전직 총리들이 대부분 지역 기반과 자금, 지명도를 물려받은 세습 정치인이었던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젊은 세대와의 소통 방식에서도 기존 총리들과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소셜미디어를 능숙하게 활용하며, 재계와의 밀실 만찬보다는 관저에서의 공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깜짝 드럼 합주'를 선보이고,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셀카를 찍는 등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했습니다.


이러한 행보는 젊은 유권자들의 큰 호응을 얻어냈습니다. 아사히신문의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18-19세 유권자 중 42%가 자민당에 비례대표로 투표했으며, 20대와 30대도 각각 37%와 34%가 자민당을 지지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 나라현 회담에서 푸른색 유니폼을 함께 착용하고 즉석 드럼 협주를 하고 있다. 2026.1.13/뉴스1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 나라현 회담에서 푸른색 유니폼을 함께 착용하고 즉석 드럼 협주를 하고 있다. 2026.1.13/뉴스1


이는 이시바 시게루 전임 총리 시절 2024년 중의원 선거에서 60대 이하 연령층의 자민당 지지율이 20%대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현저한 변화입니다.


다카이치 총리의 인기는 '사나카쓰(サナ活)'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습니다. 아이돌 등 '최애'(推·오시) 연예인을 '덕질'하는 생활인 '오시카쓰'(推し活)의 오시를 다카이치 총리의 애칭인 사나로 바꾼 말입니다.


'사나카쓰' 열풍으로 인해 다카이치 총리가 사용하는 핸드백과 펜을 따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해당 제품의 주문이 쇄도하기도 했습니다.


자민당이 지난달 26일 유튜브에 올린 '다카이치 총재 메시지' 영상은 정치 영상으로는 이례적으로 1억 6천만 뷰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엑스(X)에서도 자민당 관련 글이 작년 7월 참의원 선거 때와 비교해 크게 증가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의 유세 현장은 마치 아이돌 콘서트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명료한 표현으로 '강하고 풍요로운 일본'을 만들고 국력을 강화하겠다고 호소했습니다.


다카이치 총리가 사용해 주문이 쇄도한 펜과 핸드백 / 유튜브 RKB毎日放送NEWS다카이치 총리가 사용해 주문이 쇄도한 펜과 핸드백 / 유튜브 RKB毎日放送NEWS


다카이치 총리의 '강한 일본' 정책은 경제와 안보 불안으로 우경화 흐름이 강해지는 일본 사회에서 큰 공감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달 27일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진행된 유세에서도 다카이치 총리 주도의 개혁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가 감지됐습니다. 


이에 현지 언론도 다카이치 총리의 대중적 인기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마이니치 신문은 청년들이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 "외교력이 있다"는 평가도 많이 내놓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달 27일 도쿄 아키하바라에서 진행된 유세에서 한 대학생(19)은 마이니치 신문에 "자민당은 아저씨 같은 이미지로 인상이 좋지 않았는데 첫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총리가 변화를 주지 않을까"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대학생(19)은 다카이치 총리의 연설이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아 친근감이 생긴다"고 전했습니다. 


이른바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의 압력에 굽히지 않고 맞선 것에 대해서도 "강력함을 느끼는 젊은이도 적지 않다"고 마이니치 신문은 전했습니다.


GettyImages-2260006598.jpg지난 8일 다카이치 총리가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당선된 후보자의 이름 위에 붉은 장미꽃을 올려놓고 있다. / GettyimagesKorea


젊은 유권자들은 "중국이나 한국에도 거리낌 없이 말하는 것이 기분이 좋다", "지금부터의 시대에서는 강하게 말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며 다카이치 총리의 단호한 외교 스타일에 호감을 표했습니다.


아베·기시다 정권에서 각료로 재임하면서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하는 극우 행보를 보여 '여자 아베'라는 말을 듣기도 했던 다카이치 총리는 이번 선거를 통해 기존 보수층을 넘어 무당파층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지지를 확보했습니다.


일본 언론과 블룸버그, 로이터 등 외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지금까지 총리들이 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젊은 유권자들과 유대감을 만들어왔다"고 평가했습니다. 비자금 스캔들 등 비리로 얼룩진 자민당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신선한 이미지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