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12일(목)

"사람은 없고 가방만 40석"... 광화문 스타벅스, '승무원 짐' 보관소로 전락한 근황

광화문 주한 미국대사관 인근의 한 스타벅스 매장이 이른 아침마다 몰려드는 여행용 가방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매장 내 테이블과 의자가 손님이 아닌 수십 개의 가방으로 채워지면서 정작 매장을 이용하려는 일반 고객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9일 오전 7시경, 해당 매장 한쪽 홀 좌석의 약 80%에 달하는 30~40석은 사람 없이 가방들만 빽빽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가방들의 주인은 인근 미 대사관에서 비자 면접을 보는 한 국적 항공사의 신입 승무원들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들은 면접 시간 동안 보안상의 이유로 대사관 내 반입이 불가능한 가방을 보관하기 위해 카페 좌석을 사석화한 것입니다.


인사이트유튜브 '연합뉴스TV'


매장 점장은 연합뉴스에 "30명이 와서 음료는 5∼10잔을 시킨 뒤 가방만 두고 다 나갔다가 (면접이 끝난) 2시간 후 돌아온다"며 "직원들 말로는 최근에만 최소 5번을 왔다고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 다른 고객을 위해 치워달라고 하자 주문도 했는데 왜 그러냐고 하더라"고 토로했습니다.


당시 상황을 목격한 시민도 "뭘 잘못했냐"는 식으로 직원과 가방 주인들이 언쟁을 벌였다고 전했습니다.


관련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상식이 없는 행동"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 배경에는 항공사 특유의 복장 규정과 최근의 경영난이 맞물려 있습니다. 미 대사관은 테러 위험을 이유로 캐리어 등 큰 가방의 반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지만, 승무원들은 비행 외 시간에도 규정된 물품을 갖추어야 하는 문화를 따르느라 가방을 지참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통상 기업 단체 면접 시에는 항공사가 버스를 대절해 짐을 보관해 주기도 하지만,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하고 경쟁사에 인수된 해당 항공사는 최근 이러한 지원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논란이 확산되자 항공사 측은 "매장 이용객과 영업장에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며 사과하고,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직원들을 대상으로 안내와 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장시간 좌석을 비울 경우 소지품 도난·분실 위험이 있으니 짐을 챙겨 이동해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주문 여부와 관계없이 좌석 이용을 허용하는 브랜드의 운영 방식을 악용한 '공유지의 비극' 사례로 지적되며 씁쓸함을 남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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