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7일 대한상공회의소 보고서를 '가짜 뉴스'로 지적한 직후, 경제부처 수장들이 8일 일제히 SNS를 통해 대한상의를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책임 추궁 의사를 밝혔고, 임광현 국세청장은 자체 통계로 보고서 내용을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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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대한상의는 지난 4일 '상속세수 전망 분석 및 납부 방식 다양화' 보고서를 통해 상속세 부담으로 한국을 떠나는 부유층이 급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보고서는 영국 이민 컨설팅 업체 헨리앤파트너스 자료를 인용해 2024년 기준 10억 달러(한화 약 14억6550만원) 이상 자산을 보유한 한국인 1200명이 이민을 선택했다고 추계했습니다.
임광현 국세청장 / 뉴스1
임광현 국세청장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 통계에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임 청장은 국세청이 분석한 '최근 3년간 신고된 해외 이주자 전수 분석' 결과를 인용해 "최근 3년간 신고된 해외 이주자 전수 분석 결과 2024년 기준 국내외 자산이 10억원 이상인 신규 이민자는 175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헨리앤파트너스 추계의 14.6% 수준입니다.
또한 "재산이 많다고 해서 상속세가 없는 국가로 이주하는 경향성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가업상속공제 제도가 있어 매출액 5000억원 미만의 중소·중견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은 최대 600억원까지 상속세가 감면된다"고 덧붙였습니다.
구윤철 부총리 / 뉴스1
구윤철 부총리는 페이스북에 "부유층 2400명이 상속세 부담으로 한국을 떠난다는 것은 가짜뉴스"라며 "제대로 안된 통계를 활용해 보도자료를 생산·배포한 대한상의는 응당의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구 부총리는 "해외 언론과 연구 기관에서도 이 자료에 대한 문제를 다수 제기한 적이 있다"며 헨리앤파트너스 추계 자료의 신뢰도를 의문시했습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법정단체인 대한상의가 이러한 행위를 한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그 책임은 매우 무겁다"며 "강한 유감을 넘어 단호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장관은 "대한상의를 소관하는 주무장관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해당 보도자료의 작성 및 배포 경위, 사실관계 전반에 대해 즉각 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김 장관은 "검증되지 않은 정보나 가짜뉴스가 유통되는 구조 자체를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행정적 조치도 적극 강구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은 7일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대한상의 보도자료를 비판하며 "국민의 판단을 흐리려는 고의적 가짜뉴스는 민주주의의 적"이라고 질타하고 관련 자료의 문제점을 다룬 프레시안 기사를 공유했습니다.
이후 대한상의는 사과문을 내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대한상의 질타에 "비이성적 대처"라고 비난했습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상적인 대통령이라면 기업의 탈한국 흐름이 이어질 경우 성장 동력은 약화되고 일자리 정책은 공허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먼저 직시했어야 한다"며 "민주 사회에서 권력자의 역할은 반박과 설명, 검증 요구이지 좌표를 찍고 도덕적인 단죄를 내리는 자리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