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28일(수)

"결혼이 자동 동의는 아냐"... 프랑스, '성관계 거부' 이혼 사유서 제외 검토

프랑스가 부부간 성관계 의무를 법적으로 부정하는 방향의 입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지난 27일(현지 시간)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지난달 초 녹색당과 공산당을 포함한 좌파 정당과 중도, 우파 의원 등 총 136명은 하원에 민법 개정안을 제출했습니다. 


현재 프랑스 민법 제215조는 배우자들이 "상호 간에 공동생활을 할 의무를 지닌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해당 조항에는 '성관계 의무'라는 표현이 직접적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프랑스에서는 오랫동안 이 조항을 근거로 부부가 정기적인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해석이 통용되어 왔다고 르몽드는 전했습니다.


잠자리 남녀 성향,만족도 질문,남녀 차이,인정받고 싶은 욕구,성관계 거짓말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법안을 대표 발의한 마리-샤를로트 가랭 녹색당 의원은 "아직도 많은 사람은 '공동생활'이 '공동 침대'를 의미한다고 잘못 생각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발의자들은 해당 민법 조항에 '공동생활'이 "배우자에게 성관계를 가질 의무를 전혀 발생시키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간 일부 프랑스 판사들은 배우자 중 한 명이 성관계를 거부할 경우 이를 결혼 의무 불이행으로 판단하여 이혼 소송에서 유책 사유로 인정해왔습니다.


지난해 1월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이 같은 프랑스 법원의 판단이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ECHR은 프랑스 법원이 남편과의 성관계를 거부한 여성에게 이혼 책임을 물은 것이 여성의 사생활과 신체적 자율권을 침해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결혼에 동의했다는 사실이 미래의 성관계에 대한 동의를 자동으로 의미하지 않는다"며 "결혼 관계에서도 성관계는 개인의 자유이며 동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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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원 의원들은 ECHR의 이러한 판단을 근거로 민법 215조 개정과 함께 부부간 이혼에 관한 조항에도 "성관계의 부재나 거부는 이혼 유책 사유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을 명시할 계획입니다.


가랭 의원 등은 이번 민법 개정안이 실용적 측면뿐만 아니라 교육적 의의도 지닌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해 형법상 '강간'의 정의에 '비동의' 개념을 도입한 것에서 더 나아가, 부부간 '동의' 필요성을 명확히 함으로써 가정 내 강간 문제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입니다.


여론조사 기관 IFOP이 지난해 9월 프랑스 성인 3천1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응답 여성의 57%가 배우자와 원치 않는 성관계를 경험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24%는 강제로 성관계를 가졌다고 응답했습니다. 두 질문에 대해 남성 응답자도 각각 39%와 14%가 같은 경험을 했다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