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26일(월)

美 미니애폴리스서 또 이민단속요원 총격 사망 사고... 이번엔 30대 백인 남성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이민단속 요원의 총격으로 17일 만에 또 한 명의 미국 시민이 사망했습니다. 반복되는 과잉 진압 논란에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에도 "정당방위"라고 주장했지만, 현장 목격자 영상은 당국 발표와 상반된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인사이트총이 아닌 휴대폰을 들고 있는 알렉스 프레티의 모습 / 인스타그램


지난 24일(현지 시간) 브라이언 오하라 미니애폴리스 경찰국장은 37세 백인 남성이 연방 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사망자는 미니애폴리스 거주 재향군인 병원 간호사 앨릭스 제프리 프레티로 확인됐습니다. 프레티는 일리노이주 출신 미국 시민으로, 주차 위반 외에는 중대한 범죄 기록이 없었습니다.


유족들은 프레티가 연방 정부의 이민 단속 정책에 반대해 시위에 참여해왔다고 전했습니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프레티가 사건 당시 이민 단속 중이던 국경순찰대 요원에게 9㎜ 반자동 권총과 탄창 2개를 소지한 채 접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당국은 요원들이 무장 해제를 시도하던 중 격렬한 저항을 받아 방어 사격을 했으며, 즉시 응급처치를 했으나 프레티가 현장에서 사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레고리 보비노 국경순찰대 사령관은 "프레티가 법 집행관들을 학살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목격자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연방 당국의 주장과 다른 상황이 담겼습니다.


인사이트2026년 1월 25일(현지 시간) 미니애폴리스에서 사람들이 알렉스 프레티를 추모하는 장소에서 애도를 표하고 있다. 프레티는 1월 24일 체포 과정에서 연방 요원들의 총에 맞아 사망했다. / GettyimagesKorea


영상에는 프레티가 연방 요원의 후추 스프레이를 맞은 시위대를 도우려 다가서자, 연방 요원들이 그를 끌어내며 제압해 쓰러뜨리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바닥에 엎드린 프레티를 향해 한 요원이 "총을 갖고 있다"고 외친 후, 다른 요원이 프레티의 등을 조준해 근접 거리에서 총격을 가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는 "5초 이내 최소 10발 이상의 총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요원들이 프레티를 제압할 당시 그가 손에 들고 있던 것은 총이 아닌 휴대전화였다는 게 영상에 분명히 나타난다"고 보도했습니다.


오하라 국장에 따르면 프레티는 합법적 총기 보유자이며 주 법에 따라 공공장소에서 권총을 소지할 수 있는 허가증을 받았습니다.


DHS는 프레티가 당시 총을 손에 들고 있었는지, 단순히 소지하고 있었는지 등 구체적 상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DHS 주장을 "말도 안 되는 소리이자 거짓말"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월즈 주지사는 "연방정부의 가장 권력이 센 인사들이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야기를 왜곡하고 사진을 유포하고 있다"며 "혼란과 폭력을 조장하는 연방 요원들을 미네소타에서 당장 철수시켜달라고 백악관에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제이컵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도 "이 작전이 끝나려면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쳐야 하나"라며 이민 단속 요원들의 철수를 촉구했습니다.


인사이트인스타그램


트럼프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에 "총격범의 총"이라며 프레티가 소지했다는 총 사진을 공유해 연방 요원의 총격이 정당방위였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주지사와 시장이 오만한 언사로 내란을 선동하고 있다"며 책임을 돌렸습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피해자를 '테러리스트'라고 규정했습니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7일 르네 니콜 굿이 이민단속 요원 총격에 숨졌을 때도 피해자를 테러리스트라고 비난하고, 사건 조사에서 주정부 참여를 원천 차단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굿이 숨진 현장에서 1마일(약 1.6㎞)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발생했습니다.


인사이트르네 니콜 굿이 이민단속요원의 총격으로 사망한 현장 / GettyimagesKorea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전날부터 수천 명의 시민들이 혹한을 무릅쓰고 거리를 메우며 대규모 시위를 이어갔습니다.


"살인자들", "이민세관단속국은 떠나라" 등을 외치는 시위대를 향해 연방 요원들은 최루탄과 섬광탄을 쏘며 강제 해산을 시도했습니다.


이날 뉴욕에서도 1,000여명, 워싱턴에서 500여명이 모여 트럼프 정부의 무차별 이민 단속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NYT가 전했습니다.


한편, 2020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 당시에도 미니애폴리스의 시위는 전국적인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는 사회 정의 시위로 확산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