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15일(목)

"유럽인 아니면 5만 5천원"... 루브르박물관 '이중 요금제' 도입에 한국 관광객 직격탄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비유럽권 관광객에게 더 높은 입장료를 부과하는 '이중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차별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현지 시간)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루브르박물관은 이날부터 유럽연합(EU) 회원국과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를 제외한 국가에서 온 성인 관람객에게 기존 22유로(한화 약 3만 8,000원)에서 45% 인상된 32유로(한화 약 5만 50,00원)로 인상된 입장료를 부과합니다. 


한국 관광객을 포함한 비유럽 국가 방문객들은 1인당 약 1만 7,000원을 추가로 부담하게 됩니다. 이 같은 조치는 프랑스 문화부가 추진한 차등 요금 정책에 따른 것입니다. 


GettyImages-2168398207.jpg루브르 박물관 / GettyimagesKorea


베르사유 궁전 역시 비유럽권 방문객에 대해 성수기(4월 1일~10월 30일) 35유로(한화 약 6만 원), 비수기 25유로(한화 약 4만 2,000원)로 유럽인보다 각각 3유로(한화 약 5천 원)씩 높은 입장료를 책정했습니다.


루아르 고성 지대의 샹보르성과 파리 생트샤펠 등 주요 문화유산들도 동일한 방식으로 비유럽인 요금을 인상했습니다.


이번 조치에 대해 루브르박물관 노동조합은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이 정책을 "철학적·사회적·인도적 차원에서 충격적"이라고 규정하며 파업 가능성까지 언급했습니다. 


노조 측은 이집트, 중동, 아프리카 유물 등 50만여 점의 소장품이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 국적에 따른 가격 차등은 본질적으로 차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현장 직원들이 방문객의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해야 하는 실무적 부담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습니다.


학계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프랑스 지리학자 파트리크 퐁세는 르몽드 기고문을 통해 루브르의 정책을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의 국립공원 입장료를 대폭 인상한 사례와 비교하며 "노골적인 민족주의 회귀"라고 지적했습니다.


GzwKzsgXwAEr9xt.jpg고대 이집트 예술 대표작 '앉아있는 서기' / X 'MuseeLouvre'


반면 프랑스 정부는 재정적 어려움 속에서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프랑스 국민이 모든 비용을 혼자 부담할 의무는 없다"고 밝히며, 이중 요금제를 통해 연간 2,000만~3,000만 유로(한화 약341억 원~512억 원)의 추가 수익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수익은 루브르박물관의 대규모 보수 작업과 국가 문화유산 관리에 투입될 계획입니다. 베르사유 궁전도 이번 조치로 연간 약 930만 유로(한화 약 158억 원)의 추가 수입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편 국립 박물관 무료 관람 정책을 지속해온 영국에서는 지난해 해외 방문객 유료화 제안이 제기됐지만 채택되지 않았습니다.


영국 문화정책단(CPU)은 연구 보고서를 통해 "유료화는 방문객 감소와 대기 시간 증가를 초래할 수 있다"며 "국가 소장품은 특정 국가가 아닌 전 세계를 위한 것"이라고 밝히며 이중 요금제에 반대 의견을 표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