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러닝화 브랜드 '호카(HOKA)'의 국내 총판사인 조이웍스앤코 대표가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폭행한 사건으로 결국 대표직에서 물러났습니다.
지난 7일 MBC 보도에 따르면, 호카 미국 본사는 이 사건을 파악하고 해당 수입업체와의 계약을 즉시 해지하는 강경 조치를 취했습니다.
앞서 조성환 전 조이웍스앤코 대표는 지난달 16일 하청업체 대표와 직원을 불러내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너 나 알아?"라며 시작된 폭행은 거래처를 빼앗으려 한다는 이유와 자신을 욕하고 다닌다는 억측에서 비롯됐습니다.
폭행 영상에는 조씨가 "너 나 알아? 야, 너 나 아냐고"라며 협박하고, 피해자들이 "이러지 마세요. 진짜 제발요"라고 애원하는 모습이 담겼습니다. 조 씨는 "야 이 XXX아!"라며 욕설까지 퍼부었습니다.
이 사건이 지난 2일 보도된 후 호카 불매운동이 확산됐습니다. 업체 측은 4일 밤 "조 대표가 사안의 중대함을 무겁게 인식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파장은 계속됐습니다.
MBC 뉴스
조이웍스앤코 주가는 5일과 6일 이틀간 14% 넘게 급락했습니다. 결국 조씨는 7일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이사직에서 사퇴하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며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조 씨는 "물리력 행사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음에도 순간의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고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했습니다.
호카 본사인 미국 기업 '데커스'는 같은 날 해당 수입업체와의 계약을 전격 해지했습니다. 데커스는 MBC에 보낸 입장문에서 "호카 유통업체와 관련된 불미스러운 사건이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걸 안다"며 "유통업체에 본사와 같은 높은 기준을 적용하는 무관용 원칙의 일환으로 해당 유통업체와의 관계를 종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조 씨는 사임 의사를 밝힌 시점이 본사의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뒤인지를 묻는 MBC 질의에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조 씨는 MBC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자신도 맞았다"며 수차례 억울함을 표시했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맞고소도 취하하지 않으면서도 합의금 조로 2억 원을 제시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피해자들은 이를 사실상 '맷값 제안'이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MBC 뉴스
폭행당해 겨우 도망친 하청업체 대표와 직원이 구급차로 이송되는 동안에도 조씨의 협박은 계속됐습니다. "다시 그 자리로 와라", "진짜 죽는다", "오늘부터 너희 인생을 망쳐줄게" 등의 문자 메시지가 이어졌습니다.
조씨의 첫 사과는 폭행 19일 만인 지난 4일에야 나왔습니다. 첫 보도 이틀 뒤였습니다. "오만함과 경솔함으로 상처를 드렸다", "사과를 전할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피해자들은 추가 폭행 두려움에 조 씨 연락에 대꾸하지 않았습니다.
이후에도 "만나자", "합의하자"고 종용하던 조 씨는 어제 합의금을 제시하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사비로 각각 2억씩 준비할 테니 합의 좀 봐달라"는 내용이 피해자들에게 직접 한 말이 아니라 지인에게 부탁하거나 지시하는 형태였습니다.
매장 전경 / 호카제공
이를 전달받은 피해자들은 '맷값 받고 끝내라'는 강요로 느껴졌다고 했습니다. 피해 남성은 "'맷값' 줄 테니까 합의 좀 보게 해달라 이런 거다. 참담하다. 사퇴하는 것도 본인 회사의 임직원들하고 그 사람들에 사과한 거지 저희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조씨가 "나도 몸싸움 중 목도 긁히고 허리도 다쳤다"고 주장한 것도 황당했다고 합니다. 쌍방 폭행이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피해자들에 대한 폭행 고소를 아직 취하하지 않았습니다.
조씨 측은 프랑스에서 신발을 수입해 파는 한 러닝화 매장에 피해자들이 투자한 걸 두고 "거래처를 뺏으려는 시도"라고 주장했습니다.
폭행도 그 시도를 막으려다 발생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직원 10명의 소규모 업체가 한 해 매출이 8백억 원에 달하는 회사의 거래처를 빼앗는 게 가능하냐'는 질문에 조 씨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는 취재진을 탓하며 "기자님 때문에 제 인생 다 망쳤어요. 사실도 아닌 걸 가지고"라고 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경찰은 다음 주중 조 씨를 불러 조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