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08일(목)

"서반구는 미국 땅"... 美국무부 공식 SNS에 올라와 있는 사진 한 장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을 둘러싸고 국제사회가 분열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5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을 강력히 비난했지만, 미국의 전통적 동맹국들은 명확한 지지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안보리 회의에는 15개 회원국과 베네수엘라를 비롯해 쿠바, 멕시코, 브라질, 칠레 등 서반구 국가들과 덴마크, 이란 등 10여 개국이 발언권을 얻어 참석했습니다.


GettyImages-2254775129.jpgGettyimagesKorea


중국은 가장 강경한 비판 목소리를 냈습니다. 쑨레이 주유엔 중국대사는 "미국의 일방적이고 불법적이며 강압적인 행위에 깊은 충격을 받았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는 이어 "국제관계에서의 평등한 지위, 내정불간섭, 국제분쟁의 평화적 해결, 무력 사용 금지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러시아도 미국의 행동을 '범죄'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공격은 무력 지배, 혼란과 무질서의 시대로의 회귀를 예고하는 전조가 됐다"며 "모든 국제법적 규범을 위반한 미국의 무력 침략 행위를 단호히 규탄한다"고 말했습니다. 네벤자 대사는 특히 "이번 작전의 목적은 베네수엘라의 자원에 대한 무제한적 통제 확립과 남미에서의 패권적 야망을 실현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쿠바와 콜롬비아 등도 미국을 비판하는 입장을 표명했으며, 그린란드 위협을 받은 덴마크는 "국경의 불가침성은 국제법에 명시된 보편적이고 신성불가침의 원칙"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에 대해 "마두로는 베네수엘라의 선거제도를 조작해 불법적인 권력을 유지해왔다"며 "유엔이 불법 마약 테러리스트를 민주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나 국가 원수와 동일한 대우를 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왈츠 대사는 "미국은 서반구가 미국의 적대국, 경쟁국, 라이벌들의 작전 기지로 이용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서반구 패권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특히 이날 미 국무부의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 최상단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이곳은 우리의 반구(hemisphere)"라는 메시지가 고정 게시물로 올라와 미국의 입장을 더욱 명확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G96iTxLXcAANsjk.jpgX 'StateDept'


주목할 점은 영국과 프랑스 등 미국의 핵심 동맹국들이 완전한 지지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제임스 카리우키 영국 차석대사는 "마두로의 집권은 사기였다는 점을 오래전부터 밝혀왔다"고 말했지만, 군사 작전에 대한 옹호나 마두로 체포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제롬 보나퐁 프랑스 대사는 더 나아가 "미국의 군사 작전은 평화적 분쟁 해결과 무력 사용 금지 원칙에 반하고, 유엔의 기초를 약화시키며 국제 평화와 안보를 훼손한다"고 직접적으로 비판했습니다.


지난달까지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었던 한국은 임기 종료로 회의 참석 의무가 없었습니다. 5일 외교부가 발표한 성명에는 "베네수엘라 국민들의 의사가 존중되는 가운데 민주주의가 회복되고 대화를 통해 현지 상황이 조속히 안정되기를 희망한다"는 원론적 입장만 담겼습니다.


미국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만큼, 제재안이 논의되더라도 미국의 거부권 행사로 강제할 수단은 없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