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초 딸기 수요 급증으로 소비자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정작 생산 현장에서는 판로를 찾지 못한 딸기가 대량 폐기되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일 기준 딸기 소매가격은 100g당 2828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작년 순 평균 2430원보다 약 16%, 평년 순 평균 2275원보다 약 24% 높은 수준입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고기보다 비싼 딸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실제로 같은 날 돼지 갈비 소매가격은 100g당 1554원으로, 딸기보다 1300원가량 저렴했습니다.
KBS
업계 관계자들은 연말연초 케이크 장식용 딸기 수요 증가와 카페, 베이커리의 딸기 디저트 판매 확대가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난달 19일 2284원이었던 딸기 소매가격은 26일 2741원으로 급등했고, 새해 들어서는 2800원대까지 치솟았습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딸기 출하량이 전년 대비 4.5%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계절적 수요와 유통업체 판촉 행사 영향으로 당분간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산지 상황은 달랐습니다. KBS 보도에 따르면, 최근 농촌 현장에서는 수확한 딸기를 그대로 폐기하는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습니다.
고정 계약으로 수매된 물량이 제빵, 음료 등 가공업체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상인들이 하루 수백㎏씩 딸기를 버리고 있으며, 출하를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는 농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 딸기 상인은 "가공회사에서 식품으로 만들어서 판매해야 하는데 사 가는 곳이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폐기하는 수밖에..."라고 토로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가공 시장에서 수입 냉동 딸기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한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가공용 수입 냉동 딸기는 국산 딸기 가격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작년 가공용 냉동 딸기 수입량은 1만6000여 톤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하며 가공 시장을 빠르게 잠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생산비 구조의 차이도 주요 문제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양액 비용과 인건비 등 생산비 부담이 국산 딸기의 가격 경쟁력을 저하시키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수입 딸기와의 가격 격차를 좁히기 어려운 구조 속에서, 산지에서는 '따자마자 버리는 딸기'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소비자들은 비싸진 딸기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한편, 농가는 판로를 찾지 못해 폐기 비용과 손실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유통 구조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