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외손녀인 타티아나 슐로스버그가 3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난 30일(현지시간) 케네디 도서관 재단이 소셜미디어에 게재한 가족 명의의 글을 통해 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슐로스버그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장녀 캐럴라인의 둘째 딸로, 환경 전문 기자로 활동해왔습니다.
타티아나 슐로스버그 / SNS
가족은 "우리의 아름다운 타티아나가 오늘 아침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항상 우리 마음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별도의 사망 장소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슘로스버그는 희귀 돌연변이를 동반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으로 투병해왔습니다.
그는 지난 11월 22일 미국 시사주간지 '뉴요커'에 기고한 글에서 지난해 5월 딸을 출산한 직후 이 희귀암 진단을 받았다고 공개했습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이 암살당한 지 62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당시 기고문에서 슐로스버그는 수영과 달리기로 건강을 유지해왔던 자신이 암 진단을 받은 사실을 믿기 어렵다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항암치료와 골수이식 등 치료 과정을 상세히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당시 그의 종양 전문의는 1년 정도의 생존 기간을 진단했다고 전해졌습니다.
슐로스버그는 기고문에서 케네디 가문의 일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현 보건복지부 장관을 "나와 직계 가족에게는 부끄러운 존재였다"라고 공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타티아나 슐로스버그 / 뉴욕타임스
민주당계 정치 명문가 출신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지난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고 트럼프 2기 행정부 각료로 활동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드러낸 것이었습니다.
지난 1990년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난 슐로스버그는 예일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대에서 역사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예일대 신문사 편집장을 역임한 그는 뉴저지주 북부 지역신문 기자로 언론계에 첫발을 내딛었으며, 이후 NYT에 합류해 과학·기후 전문 기자로 활동했습니다.
슐로스버그의 죽음은 '케네디 가문의 저주'라고 불릴 만큼 비극적 사건들이 이어져온 케네디 가문에 또 다른 아픔을 더했습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3년 암살당했고, 그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도 5년 후 유세 중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아들 케네디 주니어(JFK 주니어)는 1999년 38세의 나이로 경비행기 추락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슐로스버그는 뉴요커 기고문에서 "나는 평생 착하게 살려고 노력해왔다. 모범생, 좋은 여동생, 착한 딸이 되려 했고 내 어머니를 보호하고 절대 화나지 않게 하려 했는데 이제 나는 어머니와 우리 가족의 삶에 새로운 비극을 더했고,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고 심경을 털어놓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