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이 의료용 마약류 불법 유통 및 투약 사건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실시한 결과, 프로포폴을 천 회 가까이 투약해 8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의사를 비롯해 총 41명을 입건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28일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이태순 부장검사)는 이날 '2025년 서울중앙지검 의료용 마약범죄 단속 결과'를 통해 의료용 마약류의 심각한 오남용 실태를 공개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의사 A씨는 2021년 3월부터 3년간 치료 목적이 아닌 미용시술을 빙자해 중독자 62명에게 989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반복 투약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A씨는 이를 통해 8억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올린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며, 투약자 3명도 불구속기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특히 A씨의 병원에서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중독자 중 7명이 젊은 나이임에도 우울증이 심화되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결과가 발생했습니다. 다른 중독자들 역시 심각한 합병증을 겪으며 마약류 구매를 위해 재산을 탕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공부 잘하는 약'으로 잘못 알려진 메틸페니데이트(ADHD 치료제) 불법 처방 사건도 적발됐습니다.
의사 B씨는 2018년부터 6년여에 걸쳐 ADHD 치료제, 수면제, 다이어트 약 2만정 등을 불법으로 처방한 혐의로 불구속기소됐습니다. 다른 사람의 명의를 도용해 B씨의 병원에서 약품을 반복 구매한 투약자들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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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를 운영하던 의사 C씨의 범행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C씨는 중독자 10명에게 5억원을 받고 75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한 후 진료기록부를 조작했습니다. 또한 정신을 잃은 여성 피해자를 간음한 혐의까지 받고 있어 불구속기소됐습니다.
C씨는 프로포폴 투약 대가로 현금다발이나 명품 가방을 받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에토미데이트 유통 사건도 함께 수사했습니다. 의약품 도매업체 대표가 최상위 공급책 역할을 하며 에토미데이트를 판매했고, 중간 공급책들이 이를 중독자들에게 재판매하며 10억원가량의 부당 이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한편, 이번 단속은 '롤스로이스 약물 운전 사건', '유명인 프로포폴 투약 사건' 등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과 이에 따른 2차 범죄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서울중앙지검은 작년 2월부터 '의료용 마약 전문 수사팀'을 편성해 집중 단속을 벌여왔습니다.
올 한 해 동안 총 41명(의사 3명, 약사 1명, 유통 사범 17명, 투약 사범 20명)을 입건했으며, 이 중 6명을 구속기소하고 18명을 불구속기소했습니다. 사회적 복귀가 가능하다고 판단된 13명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고, 4명은 기소중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검찰은 "지난달부터 의료용 마약 전문 수사팀을 기존 1개 팀에서 2개 팀으로 확대·개편해 대응 역량을 강화했다"며 "앞으로도 의료용 마약류 불법유통 범죄를 엄단하고 투약자들의 정상적인 사회 복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