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타이베이에서 발생한 무차별 칼부림 사건으로 인한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부상자 중 HIV 감염자가 확인되면서 2차 감염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대만 보건당국은 현장에서 혈액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긴급 대응에 나섰습니다.

대만 질병관리청은 21일 "지난 19일 타이베이 중산역 인근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으로 부상을 입은 피해자 중 HIV 양성 판정을 받은 감염자가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뤄이쥔 질병관리청장은 "칼에 베이거나 눈 등 점막 부위에 혈액이 튄 경우 즉시 당국에 연락해 달라"며 "예방적 투약을 통해 감염 위험을 사실상 제로에 가깝게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해당 부상자는 장기간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아온 상태로, 바이러스 수치가 낮게 관리되고 있어 전파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하지만 혈액이 상처나 점막을 통해 직접 노출됐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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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노출 후 72시간 이내 예방약 복용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필요시 비용을 지원하고 3개월간 추적 관찰을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발표 이후 시민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으며, 대만 보건부는 전용 핫라인을 통해 이틀간 20여 건의 상담이 접수됐다고 전했습니다. 이 중 일부는 의료기관으로 연계돼 예방약 투여 여부를 평가받았습니다.

보건당국 관계자는 "현장이 혼란스러워 경미한 부상을 입고도 병원을 찾지 않은 사례가 있을 수 있다"며 "조금이라도 우려가 있다면 반드시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HIV는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되며, 감염 후 면역 기능이 크게 저하돼 각종 감염증이나 암이 발생한 상태를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으로 분류합니다.

다만 HIV에 감염됐다고 해서 즉시 에이즈로 진행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건당국은 2006년 독일 베를린에서 유사한 사례가 있었지만 추가 감염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9일 타이베이 메인역과 중산역 일대에서 발생했습니다.

20대 남성이 연막탄을 터뜨린 후 흉기를 휘둘러 3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용의자는 경찰 추격 과정에서 건물에서 투신해 사망했습니다. 현장에서는 연막탄과 휘발유병, 흉기 등이 다수 발견돼 계획적 범죄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사건 이후 경찰의 대테러 대응 체계 강화를 지시했습니다. 공항과 기차역 등 다중이용시설 경비 보강과 신속 출동이 가능한 경찰 부대 제도화를 주문했습니다.

보건당국은 "폭력 사건 이후 감염 가능성에 대한 과도한 공포는 경계하되, 필요한 조치는 신속히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혈액 노출이 의심되면 72시간 내 상담과 검사를 받는 것이 최선의 대응"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