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8일(목)

공중화장실 꺼리던 16세 소녀, 배변 8주 참다가 '심장마비'로 숨져

공중화장실 사용을 꺼리는 '배변 불안증'이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제기되었습니다.


지난 15(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선(The Sun)에 따르면, 배변 불안증은 공중화장실이나 직장 등에서 다른 사람이 있을 때 대변을 보지 못하는 증상으로, 7명 중 1명이 경험할 정도로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이 증상을 겪는 사람들은 집 밖 화장실 이용 시 심장 박동 증가, 과도한 발한, 메스꺼움, 떨림 등을 경험하며 실제 배변이 어려워집니다.


Image_fx (1).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심리학계에서는 배변 불안증을 사회불안장애의 일종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호주 스윈번공대·멜버른대·디킨대 공동 연구팀이 2019년 발표한 연구 결과, 배변 불안증 환자들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지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연구진은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이 배변 불안증의 핵심 원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2021년 호주 스윈번공대·멜버른대가 대학생 714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14% 이상이 불안감 때문에 공중화장실 사용을 회피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지속적인 배변 참기는 심각한 건강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대변을 오래 참으면 대장에서 수분 흡수가 증가하여 변이 딱딱해지고 건조해지며, 이는 만성 변비로 발전할 위험이 높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만성 변비는 치질 출혈, 항문 점막 파열로 인한 치열 통증, 직장 일부가 항문 밖으로 돌출되는 직장 탈출증 등의 합병증을 유발합니다. 이러한 증상들을 방치할 경우 변실금까지 악화될 수 있습니다.


배변 불안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영국 콘월 지역의 에밀리 티터링턴(16세)은 배변 불안증으로 8주간 배변을 하지 못했고, 흉강 압박과 장기 위치 변화로 인해 2013년 심장마비로 사망했습니다.


2022년에는 이반 노박(5세)이 심한 변비로 장기가 압박되면서 극심한 고통을 겪었으며, 당시 의료진은 체중 12kg 중 약 6분의 1이 대변이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전문의들은 올바른 배변 습관 교육을 치료의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화장실 체류 시간 관리가 특히 중요합니다. 2025년 터키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화장실에 5분 이상 앉아 있으면 치질과 치열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변 불안증 환자들은 이러한 변비 합병증에 더욱 취약하여 불안 증상이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충분한 식이섬유 섭취도 필수적입니다. 식이섬유는 대변을 연화시켜 배변을 용이하게 하고 배변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는 성인 일일 식이섬유 섭취량으로 30g을 권장하지만, 실제 섭취량은 18~20g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과일, 채소, 통곡물, 콩류, 렌틸콩, 견과류, 씨앗류의 충분한 섭취가 권장됩니다.


전문의들은 규칙적인 배변을 위한 'SEN' 기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화장실 착석 시간을 최대 6분으로 제한하는 'Six-minute', 충분한 섬유질 섭취를 의미하는 'Enough fibre', 배변 시 무리한 힘주기를 피하는 'No straining'이 핵심 요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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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충분한 수분 섭취와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코데인 등 아편유사제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