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이 러시아 흑해함대 잠수함을 수중 드론으로 공격해 무력화시켰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수중 드론을 활용한 첫 번째 잠수함 타격 사례로 기록됐습니다.
키이우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1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SBU는 성명을 통해 "또 한 번의 독특한 특수 작전으로 해상 공격을 단행했다"며 "사상 처음으로 수중 드론 '서브 시 베이비'(Sub Sea Baby)가 러시아 잠수함을 폭파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SBU 측은 구체적인 공격 시점이나 세부 작전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SBU가 공개한 영상에는 러시아 노보로시스크 항구에 정박한 여러 군함들 사이에서 수중 폭발이 발생해 거대한 물기둥이 솟구치는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SBU는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잠수함이 심각한 손상을 입어 사실상 가동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 ‘X’
공격 대상이 된 러시아 잠수함은 킬로급 잠수함으로, 우크라이나 영토를 타격하는 데 사용되는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발사대 4대를 탑재하고 있었다고 SBU는 전했습니다.
SBU는 "이 급의 잠수함은 선체가 소리를 흡수해 수중 음파 탐지기에 잡히지 않아 '블랙홀'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SBU는 킬로급 잠수함 한 척의 가격이 4억 달러(약 5880억원)에 달하며, 국제 제재 상황을 고려할 때 교체 비용은 5억 달러(약 7350억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드미트로 플레텐추크 우크라이나 해군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이 전쟁에서 해상 전투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한 번 뒤집은 것"이라고 이번 공격의 의미를 평가했습니다.
반면 러시아 측은 공격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국 잠수함의 피해는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알렉세이 룰레프 러시아 흑해함대 대변인은 "적의 수중 드론 관련 사보타주 시도는 실패했다"며 "노보로시스크 해군 기지에 정박한 흑해함대의 수상 함정이나 잠수함 중 단 한 척도 공격에서 피해를 입지 않았고 승조원도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키이우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SBU가 언급한 '서브 시 베이비' 드론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신형 무기체계라면서, 이름으로 미뤄볼 때 SBU의 무인수상정(USV) '시 베이비'의 수중 버전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 ‘X’
수상 드론 시 베이비는 대당 가격이 약 24만 달러(약 3억5000만원)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10일에는 러시아 제재 회피용 '그림자 선단' 소속 유조선을 공격한 바 있습니다.
이 드론은 우크라이나가 흑해에서 해상 전력 우위를 유지하는 핵심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공격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재하는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가속화되는 시점에 나왔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 모두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군사적 성과를 과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