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7일(수)

"게으른데 밥 두 그릇씩 먹어"... 약혼녀 '식충이' 취급하며 파혼·1천만원 반환 요구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한 남성이 약혼녀의 과도한 식사량과 게으름을 이유로 파혼을 선언하며 혼인 비용 반환 소송을 제기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최근 시나파이낸스 등 중국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허펑이라는 남성은 약혼녀 왕창을 상대로 예단 2만 위안(약 420만 원)과 연애 기간 지출한 3만 위안(약 630만 원)을 반환하라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허펑과 왕창은 올해 초 중매를 통해 만나 몇 달간의 교제를 거쳐 결혼을 약속하고 약혼식을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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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에 따라 허펑은 왕창 가족에게 2만 위안의 예단을 지급했고, 약혼 후 왕창은 허펑 가족이 운영하는 마라탕 가게에서 일하며 함께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초기에는 두 사람이 애정 관계를 잘 유지했고, 허펑은 왕창에게 각종 선물을 사주며 사랑을 표현했습니다. 티팬티, 검은 스타킹 등 속옷까지 선물하며 애정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허펑은 왕창에 대한 불만이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왕창의 식사량이었습니다. 허펑은 "약혼녀가 국 한 그릇에 밥을 두 그릇씩 먹었고, 간식까지 추가로 섭취했다"며 "마라탕을 좋아하는 약혼녀는 매번 큰 그릇으로 먹었고, 하루에 3번 먹을 때도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두 번째 불만은 왕창의 근무 태도였습니다. 허펑은 "약혼녀는 쉬운 일만 골라서 하려고 했다"며 "책상 닦기나 옷 개기 같은 간단한 일만 좋아하고, 바닥 닦기나 물건 옮기기 같은 힘든 일은 '힘이 약해서 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허펑은 "그렇게 많이 먹으면서도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집안일을 혼자 다 해야 하나 싶어 가족과 상의 끝에 혼사를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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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 반년 만에 "일은 적게 하고 많이 먹는다"는 이유로 이별을 통보한 허펑은 예단 2만 위안과 연애 기간 지출 3만 위안의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여기에는 티팬티와 검은 스타킹 구입비도 포함되었습니다.


왕창도 이별에는 동의하면서도 "지난 반년간 허펑이 너무 지나치게 따지고 계산적이라고 느꼈다"고 반박했습니다.


왕창은 "예단은 돌려줄 수 있지만, 연애와 동거 기간 발생한 비용은 공동 지출에 해당하므로 전부 부담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왕창은 "마라탕 가게에서 일했지만 아무런 돈도 받지 못했다"며 "헤어지게 된다면 반년간의 기여도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양측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허펑은 "약혼녀는 많이 먹고 쉬운 일만 하려고 하며 게으르기 때문에 가정을 꾸리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소비 기록을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왕창은 "당신이 내게 쓴 모든 돈을 이렇게 정확하게 기억할 줄 몰랐다"며 "심지어 스타킹, 티팬티 비용까지 제출하다니 놀랍다"고 비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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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쉬운 일만 하고 많이 먹는다는 비난은 억울하다"며 "식사량은 타고난 것이고, 체력이 없지만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법원은 "연애 중 함께 식사하거나 영화를 보거나 작은 선물을 주는 것은 공동 소비 또는 상호 간의 마음 표현으로 간주한다"며 "이러한 비용은 갚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예단은 결혼을 목적으로 한 대규모 지출로, 결혼하지 않았다면 공정성 원칙에 따라 환불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먹는 양이 많고 쉬운 일만 한다는 이유로 예단 반환을 요구하는 것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왕창에게 1만 위안(약 210만 원) 반환을 명령했습니다.


허펑이 더 이상 금전적 요구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양측은 조정에 합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