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3일(토)

방콕 지하철에 등장한 '혈액 테러범'... "갑자기 와서 피 묻히고 떠나"

태국 방콕의 지하철에서 정체불명의 남성이 다른 승객의 팔에 혈액을 묻히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의도적인 행위라고 주장하며 경찰에 신고했고, 현지에서는 감염병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태국 매체 더타이거에 따르면 30대 남성 A씨가 지난 8일 오전 7시30분경 MRT 논타부리 시립센터역에서 열차에 탑승한 후 이상한 일을 겪었다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팔 부위에서 끈적하고 축축한 감촉을 느꼈고, 확인해보니 약 10㎝ 길이의 핏자국이 선명하게 묻어 있었습니다.


인사이트페이스북


A씨는 휴지나 물티슈가 없어 지갑 속 은행 송금 영수증으로 급하게 혈흔을 닦아냈습니다.


그는 다음 정거장인 건강센터역에서 즉시 하차해 물과 알코올 스프레이로 팔을 여러 번 세척했습니다.


이후 병원을 찾아 혈액 검사를 받고 예방적 항레트로바이러스제 처방까지 받았습니다.


A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헌혈 후나 의료 시술을 받은 사람의 피일 가능성도 생각해봤지만, 누군가 의도적으로 내 팔에 혈액을 묻혔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극심한 불안감을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건강상 문제에 대한 우려로 용의자를 찾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는 해당 남성이 안경을 착용했고 검은색과 흰색 체크무늬 셔츠를 입었으며 배낭을 메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상황이 급박해 얼굴은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A씨의 게시물은 현지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졌습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누리꾼들은 "감염병을 옮기려 한 것이다", "전국에 감염병이 확산되는 것 아니냐", "의도적으로 묻힌 게 확실하다", "지하철도 무서워서 못 타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A씨는 MRT 측에 폐쇄회로(CCTV) 영상 확인을 요청했고, 현재 출발역 승강장과 통로 구역 영상을 확보한 상태입니다.


그는 "영상에서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을 확인했지만, 그의 옷이나 몸에서는 혈흔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며 "바늘이나 주사기 같은 위험한 물품도 소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출발역 CCTV를 통해 자신의 팔에 탑승 전 혈흔이 없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사건의 핵심인 열차 내부 CCTV는 관제센터의 추가 승인이 필요해 아직 확보되지 않았습니다.


현재 이 사건은 지역 경찰서에 정식 접수됐으며, MRT 운영사와 경찰이 CCTV 추가 확보 및 용의자 특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A씨는 현지 매체 인터뷰에서 "감염 위험 때문에 일상생활 자체가 불안하다"며 "비슷한 상황을 겪으면 주저하지 말고 즉시 상대에게 확인을 요청하거나 주변에 도움을 청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