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1일(목)

'원로배우' 故김지미가 앓던 '바늘 수백 개' 찌르는 고통의 정체

지난 7일 세상을 떠난 배우 김지미가 생전에 대상포진으로 고생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지미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저혈압으로 인한 쇼크였지만, 대상포진이라는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을 앓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김지미 / 뉴스1김지미 / 뉴스1


이 바이러스는 어린 시절 수두에 감염된 후 신경세포 내부에 숨어있다가, 나이가 들어 면역력이 약해지거나 몸의 저항력이 떨어질 때 다시 활성화되면서 대상포진을 유발합니다.


대상포진은 주로 6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 많이 발병하지만, 면역 기능이 저하된 상태라면 젊은 연령대에서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상포진의 특징적인 증상은 몸의 한쪽 부분에만 국한되어 나타나는 통증입니다. 


처음에는 화끈거리거나 바늘로 찌르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시작되며, 며칠 후 같은 부위에 붉은 반점과 작은 물집들이 띠 모양으로 무리지어 생겨납니다. 주요 발생 부위는 옆구리, 얼굴, 눈 주변이지만 몸통이나 다리 등 전신 어느 곳에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Getty Images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대상포진 초기 단계에서는 발열, 몸살, 두통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감기나 심장질환, 소화기 질환으로 잘못 진단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상포진 후 신경통 치료에는 손상된 신경의 민감도를 줄여주는 약물이 사용됩니다. 신경통 전용 치료제와 함께 통증 부위에 부착하는 패치형 국소마취제도 효과적입니다.


초기 치료 단계에서는 박동성 고주파와 같은 시술 치료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가장 확실한 대상포진 예방법은 백신 접종입니다. 대상포진 백신은 평생 한 번만 접종하면 되며, 1회 접종하는 생백신과 2개월 간격으로 2회 접종하는 사백신(유전자재조합) 두 종류가 있습니다. 50세 이상 성인에게 접종이 권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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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충분한 수면, 적절한 운동, 균형잡힌 식단, 금연, 금주 등의 생활습관도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결국 면역력을 유지하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한 예방책입니다. 한편, 대상포진 백신이 노년기 치매 발병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주목받고 있습니다.


현재 치매를 확실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미국 스탠퍼드 의과대학 연구팀은 영국 웨일스 지역 노인 28만여 명의 대규모 의료 기록을 재분석한 결과, 대상포진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이 접종받지 않은 사람에 비해 이후 7년간 치매 발병 확률이 20% 낮았다고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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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 결과는 2일 국제 학술지 '셀'에 게재되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약 5,500만 명이 치매로 고통받고 있으며, 매년 1,000만 명 이상의 새로운 치매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