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국인 남편과 결혼한 미국인 아내가 남편의 부당한 구금 상황을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역 방송국 KTLA5 보도에 따르면, 한국인 이민자 황태하(38)씨는 지난 10월 29일 LA 이민국에서 영주권(그린카드) 인터뷰를 마친 직후 수갑이 채워져 구금되었습니다.
황씨는 한국에서 태어나 생후 3개월에 미국으로 건너온 후 지난 2월 미국인 아내 셀레나 디아즈와 결혼했습니다.
미국 이민국에 구금된 한국인 이민자 황태하씨와 아내 셀레나 디아즈 / 고펀드미
부부는 영주권 심사가 원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인터뷰 과정에서 적절한 서류 없이 미국에 체류 중이라는 사실이 밝혀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구금되었습니다.
디아즈는 "남편이 40일 넘게 개처럼 갇혀 있다"며 "처음 몇 시간 동안은 남편과 연락조차 할 수 없었고, 남편이 담요도 없이 바닥에서 자며 유치장에서 30시간 넘게 지냈다고 들었다"고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황씨가 구금된 배경에는 지난해 5월 이민 법원 출두 날짜를 놓친 것이 있었습니다. 디아즈는 이사 과정에서 주소가 변경되어 법원 통지서를 받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미 국토안보부는 황씨가 현재 아델란토 ICE 구금센터에 수감되어 있다며 "F-1 학생 비자 만료 후 불법 체류했고, 법원 출두 명령을 무시해 1년 전 최종 추방 명령을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황씨가 구금된 수용소에는 2층 침대 70개가 설치되어 있으며, 황씨는 경비원 1명을 포함한 140명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디아즈는 "환기 시설도 없고 샤워실에서는 배설물 냄새가 난다"고 수용소의 열악한 환경을 지적했습니다.
디아즈는 지난달 26일 황씨에 대한 추방 명령이 해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민 당국이 여전히 보석 허용 여부를 검토하며 황씨를 구금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디아즈는 이민국의 규정은 존중하지만 남편에 대한 처우가 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미국의 아름다움은 누구나 미국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고, 미국은 이민자들에 의해 건설되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방식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남편이 연말 전에 석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부부의 사연은 기부금 모금 웹사이트 '고펀드미'에도 게재되어 이날 기준 1만1000달러(약 1600만원)가 모금되었습니다.
부부는 모금된 기부금으로 보석금과 변호사 비용을 충당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