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0일(수)

"손주 돌보면 오히려 젊어져"... 한국 노인 대상 연구, 놀라운 결과 나왔다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들이 오히려 더 건강해진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손주 돌봄이 노년기 건강 악화를 막고 노쇠 발생 위험을 줄여주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인데요.


연세의대 예방의학과·가천대길병원·동국대 통계학과 공동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국제 노인의학·노인학 최신호에 게재됐습니다.


연구팀은 한국고령화연구패널(KLoSA)에 참여한 노인 87,44명을 2006년부터 최대 14년간 추적 관찰하여 분석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먼저 연구진은 대상자들을 손주 돌봄그룹(431명, 평균 62.7세)과 비돌봄 그룹(8,031명, 평균 59.5세)으로 구분했습니다.


돌봄 그룹의 75.4%는 여성 노인이었으며, 건강 관련 변수를 모두 보정한 후 노쇠 발생 위험을 비교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손주를 돌보는 여성 노인의 노쇠 발생 위험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22%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남성의 경우에도 18% 낮았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상대적으로 약했습니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손주 돌봄이 단순 가사노동을 넘어 '의미 있는 역할 부여'와 '일상적 신체 활동 증가'라는 두 축을 통해 노년기 활력을 유지하게 하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동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손주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등·하원을 돕고, 함께 놀이를 하며 재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걷고 움직이는 시간이 늘어나 근력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입니다.


img_20220522160745_lwjt3v0k.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이미지 / google ImageFx


특히 주목할 점은 노쇠의 핵심 요소인 사회적 고립이 돌봄 제공 여성에서 유의하게 낮게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손주와의 상호작용과 자녀 세대와의 꾸준한 접촉이 정서적 안정감을 높이고, 이것이 신체 기능 저하를 늦추는 완충작용으로 이어진 것으로 해석됩니다.


연구팀은 "한국 특유의 가정 구조에서는 손주 돌봄이 자연스럽게 사회활동의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연구팀은 모든 돌봄이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돌봄 시간이 지나치게 길거나 원치 않는 돌봄을 의무감으로 맡는 경우에는 오히려 스트레스와 피로가 누적되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연구팀은 "한국에서 손주 돌봄은 이제 단순한 가족 보조 역할을 넘어 노년 건강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며 "정서적 보람과 신체 활동이 적절하게 결합될 때 손주 돌봄은 노쇠를 늦추는 새로운 건강 자원이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