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0일(수)

미군과 중국군이 대만서 맞붙으면... 미 국방부 "우려스러운 결과"

미국 국방부가 자체 분석을 통해 대만 침공 상황에서 중국군과의 충돌 시 우려스러운 결과가 예상된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지시간 8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자국 군사력에 대한 종합적인 검토 결과를 담은 '오버매치 브리핑'에서 이같은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이 기밀 보고서는 국방부 산하 총괄평가국(ONA)이 정기적으로 작성하는 것으로, 미국의 전략 자산인 전투기와 군함, 위성에 대한 중국의 공격 역량과 미군 공급망의 병목 현상 등 다양한 취약점들을 분석했습니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가장 최근 완성된 보고서는 지난해 말 백악관에 제출됐습니다.


뉴욕타임스는 관계자를 인용해 2021년 오버매치 브리핑을 보고받은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국가안보 관리가 미군의 모든 비장의 카드에 대해 중국이 충분한 대비책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얼굴이 창백해졌다고 전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지난해 말 유튜브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워게임을 언급하며 "미국이 매번 진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고가의 무기 체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반면, 적대국들은 저렴하면서도 기술적으로 우수한 무기를 배치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군의 이러한 문제점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2022년 처음 배치된 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입니다.


첨단 원자로와 전자기식 사출 시스템을 탑재한 포드 항모의 건조비용은 130억 달러(약 19조 1천억 원)에 달하며, 미 해군은 향후 수십 년간 포드급 항공모함 9척을 추가 건조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오버매치 브리핑은 포드급 항공모함이 새로운 형태의 공격에 치명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과의 워게임에서 포드급 항공모함이 여러 차례 격침되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중국은 현재 음속의 5배 속도로 비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600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중국을 비롯한 다른 적대국들도 탐지가 어려운 디젤-전기 잠수함을 운용해 미국 항공모함을 격침할 능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포드급 항공모함은 베네수엘라 같은 약소국과의 전쟁에서는 효과적이겠지만, 중국처럼 다양한 무기 체계를 운용하는 강대국을 상대로는 효과가 의문시된다는 평가입니다.


미군의 또 다른 취약점은 값비싼 첨단 무기의 신속한 대량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올해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12일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전체 비축량의 4분의 1을 소모했습니다.


중국과의 전쟁 상황을 가정할 경우 미국의 무기 재고에 더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이 미국 군사기지의 전력망과 통신 시스템, 수도 공급 등을 제어하는 컴퓨터 네트워크에 악성코드를 심어놓은 것으로 알려져, 태평양 지역에서 위기 발생 시 미군의 작전 수행 능력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평가 결과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논설실 명의의 사설을 통해 "국제 질서와 자유세계의 안보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여전히 미국의 군사력이 필요하다"며 미군의 변혁을 촉구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2026년 국방비를 1조 달러(약 1,470조 원)로 증액하려는 방침에 대해서는 "우리의 강점을 강화하기보다는 약점을 확대하는 데 낭비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국방비 증액도 중요하지만, 재래식 무기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보다는 현명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