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심각한 성비 불균형 문제 해결을 위해 대규모 인구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남아 선호 사상으로 인한 성비 불균형이 국가적 위기 수준에 달했다는 판단에서입니다.
9일 VN익스프레스 등 현지 매체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125조동(약 2조원) 규모의 인구 정책을 통해 출생 성비 개선에 나섰습니다.
여자아이 100명당 남자아이 수를 나타내는 출생 성비를 2030년까지 109명 미만으로, 2035년까지는 107명 미만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현재 베트남의 출생 성비는 지난해 기준 111명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수도 하노이는 118.1명까지 치솟았으며, 박닌성·흥옌성·타이응우옌성 등 북부 지역은 120명을 초과하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UN 통계에서 베트남은 2023년 기준 217개국 중 네 번째로 성비 불균형이 큰 국가로 분류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러한 성비 불균형의 근본 원인은 뿌리 깊은 남아 선호 사상입니다. 남성이 가계를 잇는다는 가부장적 문화와 딸을 출가외인으로 취급하는 전통적 가족 관념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호앙티톰 보건부 인구청 부국장은 "현재 추세가 계속되면 2034년에는 15~49세 남성이 여성보다 150만 명 더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베트남 정부는 이 상황을 국가적 중대 위기로 인식하고 '채찍과 당근 전략'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강화된 처벌 조치로는 의사가 태아의 성별을 알려주는 행위와 성별 선택을 위한 시술에 대한 처벌이 대폭 강화됩니다.
성별을 공개한 의사는 면허를 박탈당하고, 관련 시술에 대한 행정 벌금도 현행 3000만동(약 170만원)에서 최대 1억동(약 560만원)으로 높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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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인센티브 정책으로는 남아 선호 현상이 더욱 뚜렷한 북부 지역에 '딸 낳기' 혜택을 제공합니다.
두 딸을 둔 가정에 현금이나 생필품을 지원하여 성비 균형을 유도한다는 계획입니다.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이 정책은 이미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베트남 통계청은 "2030년대 중반 이후 결혼 적령기 남성의 대규모 초과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며 성비 불균형이 단순한 통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요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