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8일(월)

엔비디아 퇴사한 중국인 직원, 고향서 창업하더니... '시총 11조원' 기업 만들어

엔비디아 출신 창업가가 설립한 중국 AI 반도체 기업이 상장 첫날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중국의 AI 반도체 전문기업 무어 스레드(摩尔线程·Moore Threads)가 지난 5일 상하이 커촹판(스타마켓)에 상장한 첫날 공모가 대비 5배 이상 급등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무어 스레드는 상장 첫날 공모가 114.28위안(약 2만 3800원)에서 시작해 600.50위안(약 12만 53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습니다. 이는 2019년 중국 증시 개혁 이후 대형 IPO 중 첫날 상승률이 가장 높은 기록입니다.


장젠중 무어 스레드 CEO. 무어 스레드 홈페이지 캡처장젠중 무어 스레드 CEO / 무어 스레드 홈페이지 캡처


이 회사는 엔비디아 중국 지사에서 14년간 총괄을 맡았던 장젠중이 2020년에 설립했습니다.


장 CEO는 미국의 대중 기술 제재가 강화되면서 중국 AI 산업의 미국 기술 의존도에 대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창업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무어 스레드의 공동창업자인 저우위안 CTO 역시 엔비디아 생태계 총괄 출신입니다. 두 창업자를 비롯해 엔비디아 출신 인력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중국판 엔비디아'라는 별명을 얻게 됐습니다.


이번 상장을 통해 무어 스레드는 79억 9960만 위안, 한화 약 1조 6700억 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습니다.


시가총액은 537억 1500만 위안(약 11조 2130억 원)을 기록해 상장 첫날 기준으로 SK바이오팜(10조 4940억 원)을 넘어서고 SK텔레콤(11조 6846억 원)에 근접한 규모를 보여줬습니다.


무어스레드가 설계한 AI 가속기 특화 GPU ‘MTT S4000’. [무어스레드]무어스레드가 설계한 AI 가속기 특화 GPU ‘MTT S4000’ / 무어스레드 홈체이지 캡처


무어 스레드의 성공적인 상장은 미국의 대중 기술 수출 제한 조치가 오히려 중국의 기술 자립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됩니다. 특히 미국이 엔비디아 칩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면서 무어 스레드가 반사이익을 얻으며 급성장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금지 조치가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자본시장 접근을 용이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중국의 기술 독립을 앞당기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무어 스레드가 2023년 10월 미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올라 경영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중국 정부 지원과 시장 협력으로 성공적인 부활을 이뤄냈다"고 보도했습니다.


무어 스레드는 이번 IPO로 확보한 자금을 차세대 AI 학습 및 추론용 GPU 칩 개발 등 핵심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집중 투자할 예정입니다.


장젠중 CEO는 "회사가 기술 축적과 시장 확대라는 중요한 전환점에 있다"며 "지속적인 수요와 기술 발전을 바탕으로 2027년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