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6일(토)

'아파트 화재 참사' 홍콩, 연말 행사 앞두고 '진행 vs 취소' 갈등 빠졌다

지난달 말 홍콩에서 발생한 대형 아파트 화재 사건으로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당초 예정됐던 크리스마스 파티와 연말 행사를 앞두고 지역민들의 의견이 나뉘고 있습니다. 


5일(현지 시각) 홍콩01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홍콩 교육 당국은 타이포 지역 아파트 화재 사건 이후 각 학교에 송년 파티 등 주요 행사를 자제하도록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라 중등학교인 라살 칼리지는 크리스마스 파티 등 주요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15일로 예정되어 있던 휴일을 정상 수업으로 변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크리스마스 미사 일정도 함께 조정되었습니다.


라살 칼리지 관계자는 "화재 피해자에 대한 존중을 표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학생들의 요구에 관심을 기울이고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gettyimagesBankgettyimagesBank


하지만 학생들과 학생회 측에서는 충분한 소통 없이 내려진 일방적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크리스마스 파티는 학생회가 자체 자금으로 준비한 행사였는데, 갑작스러운 취소로 장비 대여비와 공연자 섭외비 등이 환불되지 않아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학생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타이포 화재로 인해 오랫동안 준비해 온 크리스마스 행사를 왜 취소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화재에 애도를 표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파티와 화재는 다르다", "파티를 취소하고 일반 수업으로 변경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등의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온라인 공간에서도 크리스마스 파티 취소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격화되고 있는데요. 행사 취소를 지지하는 시민들은 "크리스마스가 화재 발생 후 1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진행되는데 축하 분위기는 부적절하다"고 주장했습니다.


GettyimagesKoreaGettyimagesKorea


반면 반대 측은 "학생들이 한 달 동안 무겁고 억압된 분위기 속에 살게 될 것인데, 이들의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교육기관뿐만 아니라 홍콩에 사무실을 둔 다국적 금융회사들도 연말 파티를 연이어 취소하는 상황입니다.


UBS의 트레이딩 및 투자은행(IB)팀은 이달 중순으로 계획했던 연말 파티를 취소했으며, 골드만삭스 역시 여러 부서의 연말 활동을 연기했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