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교사가 고등학생 제자와의 부적절한 관계 의혹으로 전남편에게 고발당했지만, 검찰이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습니다.
25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지난 14일 아동학대처벌법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를 받은 전직 교사 A씨(34)에 대해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습니다.
A씨는 2023년 8월부터 2024년 1월까지 고교생 B군과 서울, 경기, 인천 지역 호텔에서 성적 행위를 했다는 의혹과 함께 한 살배기 아들을 동반한 채 만남을 가졌다는 혐의로 전남편에게 고소·고발당했습니다.
2024년 1월 고등학교 교사였던 A 씨가 제자 B 군, 자신의 아들과 함께 호텔로 이동하는 모습 / 온라인 커뮤니티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10월 전남편이 방송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당시 부인이었던 A씨의 행위를 폭로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전남편은 지인으로부터 'A씨의 불륜 현장 목격담'을 듣고 호텔 숙박비 결제 영수증을 발견한 후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습니다.
전남편이 확보한 CCTV 영상에는 호텔 로비에서 B군이 A씨를 껴안고 귓속말하는 장면, 식당에서 두 사람이 입맞춤하는 모습, 다른 호텔에서 B군이 A씨 부부의 아들을 안고 있는 장면 등이 담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수사기관 조사에서 포옹과 입맞춤은 인정하면서도 그 이상의 신체접촉이나 호텔 투숙 사실은 부인했습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B군 역시 "대학 실기 시험 때문에 같은 지역에 있었고, 선생님도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만나러 갔다"며 "다른 대학 입시에 불합격했던 터라 '선생님이 뽀뽀 한 번만 해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농담했고, 선생님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가볍게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전남편은 미성년 제자와의 성관계를 '성적 아동학대'로, 한 살배기 아이가 불륜 행위를 목격하게 한 것을 '정서적 아동학대'로 규정해 A씨를 신고했습니다.
증거로는 CCTV 영상과 다수의 호텔 예약 내역, DNA 조사 결과 등을 제출했습니다. A씨가 구매한 코스튬과 B군 주거지 인근에서 수거한 담배꽁초를 사설업체에 맡겨 DNA를 대조해본 결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수사 과정에서 포옹과 입맞춤 외에 신체 접촉을 하거나 교제한 적이 없고, 함께 투숙한 적도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사진=인사이트
검찰은 관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확인되지만, B군이 만 18세가 되는 2023년 9월 이전에 성적 행위가 이뤄진 사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A씨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했으나 B군과의 대화가 대부분 삭제된 상태였고, 진술 등에서도 아동학대가 인정될 증거가 없다고 봤습니다. 또한 B군이 DNA 제출을 거부하고 법원이 강제 채취를 불허해 판별이 어려웠던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A씨는 사건 발생 후 이혼 소송에서 패소했습니다. 법원은 A씨와 B군이 전남편에게 각각 7000만 원, 10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소송에서 인정된 사실과 별개로 성적 학대의 구체적 상황이 확인되지 않는 한 혐의 인정은 어렵다고 보고 아동학대 혐의도 불기소 처분했습니다.
한편, A씨는 2024년 4월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남편은 A씨의 복직 및 재취업을 우려하며 검찰 판단에 불복해 항고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