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지미 키멜, '방송 퇴출' 압박하는 트럼프에 "조용히 해, 돼지야" 맞불

미국 ABC 방송의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송 퇴출 압박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막말을 그대로 되돌려주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난 21일(현지 시간)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키멀은 20일 밤 방송된 'ABC 지미 키멀 라이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루스소셜에 자신을 겨냥해 올린 공격적인 게시물을 화면에 띄우며 정면 대응에 나섰습니다.


인사이트Youtube 'Jimmy Kimmel Live'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오전 0시 49분 트루스소셜에 "왜 ABC 가짜 뉴스는 지미 키멀을, 재능도 없고 시청률도 매우 낮은 사람을 방송에 놔두나? 왜 TV 신디케이트(지역 방송사)들은 그걸 참고 있나? 그놈을 방송에서 당장 치워버려라(Get the bum off the air)!!!"라는 글을 게시했습니다.


이는 키멀이 같은 날 밤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엡스타인 파일 관련 의혹을 언급한 직후였습니다.


키멀은 해당 트루스소셜 게시물이 자신의 방송이 끝나고 불과 11분 만에 올라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유튜브 대신 TV로 시청해 줘서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프로그램이 계속 방송되는 것은 당신 같은 시청자들 덕분"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특히 키멀은 "대통령님, 오늘 밤도 당신이 시청 중일 것 같은데 이런 건 어떨까? 당신이 떠날 때 나도 떠나겠다"라며 "당신의 표현을 빌려도 된다면, 그때까지 조용히 해, 돼지야"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이는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엡스타인 파일 공개 관련 질문을 던진 여성 기자에게 "조용히 해. 조용히 해, 돼지야"라고 막말한 것을 그대로 인용한 것입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언론계와 여성계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인사이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gettyimagesBank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20일 언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대통령은 매우 솔직하고 정직하다", "역사상 가장 투명한 대통령"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해 논란을 더욱 증폭시켰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비판하는 방송인들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며 이들의 해고를 요구하는 발언을 반복해왔습니다.


이로 인해 표현의 자유 탄압이라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수년간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고 풍자해온 키멀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공격 대상이 되어왔습니다.


지난 9월에는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 암살사건 관련 발언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보수 진영의 공격을 받으며 실제로 '지미 키멀 라이브' 방송이 중단되는 상황까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키멀을 지지하는 시청자들의 강한 반발과 ABC 모기업인 디즈니의 결정으로 약 일주일 만에 방송이 재개됐으며, 이후 시청률은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송인 공격은 키멀에게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NBC 방송의 심야 쇼에서 자신을 자주 조롱하는 코미디언 세스 마이어스를 향해서도 분노를 표출하며 "마이어스는 재능이 없고, NBC는 그를 즉시 해고해야 한다!"고 게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