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겨울 코트 맡기려다"... 드라이클리닝 자주 하면 '이 암' 위험 3배 증가한다

고급 의류나 기름때가 잘 지워지지 않는 옷을 관리할 때 필수적으로 여겨지는 드라이클리닝이 간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지난 9일 국제간연구협회의 공식 학술지 《리버 인터내셔널(Liver International)》에 게재된 연구논문에 따르면, 드라이클리닝 과정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 테트라클로로에틸렌(PCE)에 노출될 경우 심각한 간 섬유증 발생 위험이 최대 3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USC 켁의대 연구팀이 2017~2020년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세 이상 성인 인구의 약 7%에서 혈중 PCE가 검출되었습니다.


연구진이 심각한 간 섬유증 환자들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PCE 노출군의 간 섬유증 발생률이 비노출군보다 3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연령, 성별, 소득 수준, 기저 질환 유무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관찰되었습니다.


간 섬유증은 간암이나 간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한 전조 질환입니다.


PCE는 드라이클리닝업계뿐만 아니라 공예용 접착제, 얼룩 제거제, 스테인리스 광택제 등 일반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제품들에도 광범위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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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특히 고소득층의 PCE 노출 위험이 더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드라이클리닝 서비스 이용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뿐만 아니라, 드라이클리닝 처리된 의류에서 PCE가 시간이 경과하면서 서서히 공기 중으로 방출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PCE가 함유된 가정용품 사용이나 오염된 지하수 인근 거주도 노출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혈중 PCE 농도와 간 손상 위험 사이의 강한 상관관계입니다. 혈중 PCE 농도가 1mL당 1나노그램 증가할 때마다 간 섬유증 위험이 5배나 상승하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연구진은 "음주, 비만, 간염 등 전통적인 간 질환 위험 요인이 없는 사람들에게서도 PCE 노출만으로 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며 "환자들이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데 왜 간이 나빠졌는지' 궁금해하는데, 그 원인이 PCE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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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E는 원래 기름때 제거 목적으로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무색의 용제입니다. 문제는 이 물질이 천천히 하지만 지속적으로 대기 중에 방출된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공장 폐기물이나 부적절한 폐기 과정을 통해 토양과 지하수로 침투하여 식수원까지 오염시킬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이미 PCE를 방광암, 비호지킨 림프종, 다발성 골수종과 연관된 '인체 발암 추정 물질'로 분류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