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05일(금)

해변서 발견된 낡은 유리병 속 편지... 108년만에 전해진 1차 세계대전 병사들의 마음

호주의 한 가족이 해변 청소 중 108년 전 제1차 세계대전 참전 병사들이 작성한 편지를 발견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28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호주 거주민 데브라 브라운과 그의 딸은 지난 25일 콘딩업 인근 해변에서 청소 작업을 하던 중 모래 언덕에서 특별한 유리병을 발견했습니다.


이 병 안에는 1916년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병사 두 명이 작성한 편지 두 통이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첫 번째 편지의 작성자는 남호주 출신 병사 말콤 알렉산더 네빌로, 어머니에게 보내는 연필로 쓴 편지였습니다.


인사이트Associated Press News


편지는 "어머니께"로 시작되며 "바다 어딘가에서"라는 문구로 마무리되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네빌은 1916년 8월 12일 애들레이드에서 출항한 'HMAS 발라랏'호에 승선 중이었으며, 편지 작성 시점은 출항 사흘 전이었습니다.


네빌은 편지에서 어머니에게 바다에서의 음식이 "정말 좋다"고 전하면서도 "단 한 끼가 바다에 묻혔다(buried at sea)"고 기록했습니다. 그는 또한 "(발라랏)흔들리고 있지만 우리는 '래리(Larry)'처럼 행복하다. 사랑하는 아들, 말콤"이라고 적었습니다. 네빌은 1917년 4월 프랑스 전투에서 28세의 나이로 전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번째 편지는 윌리엄 커크 할리가 작성한 것으로, 병사들이 "바이트(Bight) 어딘가에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할리는 전쟁에서 생존하여 이후 자녀를 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사이트Associated Press News


브라운은 "저희 가족은 정기적으로 해변 청소를 합니다. 수년 동안 트럭 가득 쓰레기를 줍곤 했기 때문에 쓰레기 한 조각도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10년 전 와인병 같은 것도 줍다 보면 메시지가 들어 있거나, 예상치 못한 물건이 나오기도 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브라운은 발견 이후 네빌의 증손조카와 할리의 손녀들과 온라인으로 연락을 취했으며, 발견한 편지들은 곧 병사들의 친척에게 전달될 예정입니다.